[규제 부메랑, 치솟는 집값] 강남 잡으려다 서울 전 지역 집값 올려
상태바
[규제 부메랑, 치솟는 집값] 강남 잡으려다 서울 전 지역 집값 올려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08.2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30주만에 최대 상승폭
강남에서 서울 전 지역으로 과열 확산 양상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지난해보다 높아
대대적인 정부 합동 현장점검과 일제 단속에 용산과 강남 재건축 단지 일대 상당수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문을 걸어 잠갔지만, 매수를 희망하는 문의 전화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요지 뿐 아니라 외곽에 이르기까지 서울 전 자치구에서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들어선 후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규제 폭탄을 내놓았지만 되려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짙어져 강남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강북권도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며 강남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37% 올랐다. 1월 마지막 주 0.38% 오른 이후 30주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올해 전체로 따지면 세번째로 높은 변동률이다. 

거래량은 적지만 후속규제가 임박하면서 호가가 상승, 과열 조짐이 강남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특히 동작구 아파트값은 0.80%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주 0.21% 대비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강남4구의 오름세도 가파르게 나타났다. 특히 강동구는 지하철 연장 호재로 매수심리가 자극되며 0.66%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각각 0.45%, 046% 뛰면서 강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0.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북권은 다양한 개발호재로 14개구 모두 상승폭이 확대됐다. 용산구는 마스터플랜 등의 호재 여파로 매물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며 0.45% 올랐고 동대문구는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며 0.34% 상승했다. 전철 호재가 있는 강북구는 동북선 경전철 사업, 은평구는 신분당선 호재로 매수문의가 급증하며 각각 0.34%, 0.31%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의 집값 상승 대열에는 강북구(0.34%)를 비롯해 중랑(0.15%)·도봉(0.15%)·관악구(0.21%) 등 상대적인 외곽지역까지 동참,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강북개발 발언 이후 경전철 4개 노선 조기 착공 등의 교통 호재가 비강남권 주택시장을 자극하며 강북·중랑·도봉·관악구 등이 전주보다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특히 종로구(5.27%), 중구(6.57%), 용산구(8.75%) 등 강북 도심권은 올해 들어 7.43% 뛰며 강남4구(6.15%)를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또 올 들어 지난달까지 7개월 간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12개월 간 상승률을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양지영R&C연구소가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73%로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4.69%)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1~7월 상승률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정부의 8·2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9월 하락세로 돌아서며 안정세를 찾는 듯 하다 10월 0.26%, 11월 0.43%, 12월 0.84%로 올랐다. 지난 1월에는 1.34%, 2월 1.39%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7월까지 4.7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아파트 중위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남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월 7억3617만원에서 지난 7월 9억5676만원으로 2억2059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강북권 아파트도 4억3103만원에서 5억2322만원으로 9219만원 상승했다.

더욱 문제는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게 당분간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유동성 장세가 살아있고 매도 우위 국면 속 간간히 성사되는 거래로 실거래가와 호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높아진 투자심리를 꺾긴 역부족”이라며 “서울시의 개발계획과 7~8월 거래가 이뤄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이 전체적인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