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참사에 정부 속도조절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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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참사에 정부 속도조절 나서나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8.08.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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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7월 충격적인 고용쇼크 통계가 공개된 이후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에 변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당장 고용쇼크의 원인으로 비판받는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청와대에서 ‘문제가 있으면 수정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정부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의 수정과 함께 재벌개혁 속도조절론까지 나왔다. 혁신성장이 뒤처진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과 경제민주화만이 앞서 나갈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경제민주화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삼두마차다.

21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이 여러 가지 측면이 있고, 여러 가지 정책이 있는데 만악의 근원을 최저임금이라고 얘기하는 부분은 저희가 선뜻 동의할 수 없다. 조금 더 통계적으로, 분석적으로, 과학적으로 어떤 징후들이 나오는지 걸러내야겠다”면서도 소득주도성장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소득주도성장도 결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큰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건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 자체에 매일 이유는 없다”며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수정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수정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정부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정부 내 경제사령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경제정책의 개선·수정 대상과 내용을 설명해달라’는 야당 의원의 요청에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신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소득주도성장의 한 축을 이룬다.

김 부총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경기회복 속도에 대해 비관론을 펴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회의감을 내비쳤다. 그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연말이면 (경제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정말 정부 경제정책에는 문제없고 연말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제가 봤을 때 빠른 시일 내 회복이 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며 “(장 실장이) 그런 말을 한 것은 빨리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내보이겠다고 하는 의욕을 표시한 거로 생각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이 길게 봐서는 (근본 목적인) 소비나 투자까지 연결될 것이다. 혁신성장을 통해 (소득의) 공급 측면까지 (소득주도성장 기조와) 함께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은 경제민주화 책임자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인식과 결을 같이 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재벌개혁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여당과 협의하는 자리에서 “(전면개정안의 재벌개혁안이) 시장과 기업에는 경제민주화의 분명한 시그널을 주겠으나, 기업의 법 준수 부담을 고려해 도입범위나 시행시기를 조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나가는 소득주도성장과 뒤처진 혁신성장 사이에서 정책 시행의 완급조절을 통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일자리위원회를 상대로 한 강의에서도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쟁은 함께 가야 한다. 그동안 소득주도 성장은 너무 페이스가 빨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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