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끝나면 평양서 남북미중 외교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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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끝나면 평양서 남북미중 외교 드라마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8.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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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9.9절 방북 유력...남북미중, 한반도 외교전 ‘긴박’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최근 한반도 정세를 놓고 남·북·미중 간 유의미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끝나는 8월 말부터 4국 간 긴박한 외교 드라마가 펼쳐질 전망이다.

8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9월 남북정상회담등 일련의 대형 이벤트들을 거치면서 동력을 얻은 비핵화 논의는 오는 10월 유엔총회 또는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 전에 결실을 맺어 종전선언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에 방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아닌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시 주석 방북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종전선언 논의를 매듭지을 전망이다.

19일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9월 9일 예정된 북한 열병식에 시 주석이 참석한다. 2012년 집국 이후 이후 처음으로 방북하는 시 주석의 방북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북미 양자 협상으로 진행되던 비핵화 협상 및 종전선언 논의의 판을 남·북·미·중으로 확장하기 위해 중국이 본격적으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중국 외교부가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한 진위를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전협정 서명국인 중국은 지난 4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 당시 종전선언이 언급되며 그 당사자로 남북한과 미국만 언급되자 당혹해 하면서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피력하지 못했다. 이후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이 번번이 거론되자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을 중국으로 수차례 불러들이고 북한의 '후원자'임을 공공연히 과시했다. 또 중국과 북한은 종전선언을 정치적인 의미의 선언으로 구속력을 약화시키며 종전선언의 문턱을 낮추는데도 동조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에 4자간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의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평화협정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빠질 경우 '차이나 패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우리 정부는 회담에서 비핵화, 종전선언, 남북경제협력 등의 의제를 논의한 후 북한을 향해서는 경제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미국을 향해서는 북한의 안전 보장을 통한 핵 위협 해소를 적정한 수준에서 타협하도록 '빅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달 중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부산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극비 면담하며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남·북·미·중 정상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의 하이라이트다. 앞선 남·북·미·중 간 회동에서 서로가 이해관계의 합의점을 찾는냐 여부가 북한의 비핵화와 4국 간 종전선언 협상의 주요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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