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철선업, 기초산업 차원에서 보호·육성책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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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철선업, 기초산업 차원에서 보호·육성책 마련돼야
  • 박상엽 삼창선재 대표
  • 승인 2018.08.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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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엽 철강선 제조업체 삼창선재 대표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철선 제조업은 2010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임금 인상과 중국산 저가 공세 때문이다. 이에 철선 업체들은 공동구매를 통해 원료 가격을 낮추는 등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88년 철강선 제조업체 삼창선재를 설립했다. 집을 짓고 도로나 다리를 놓는 건축은 계속될 테니 기초 건자재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번듯한 아파트가 들어설 때면 뿌듯함도 느꼈다. 콘크리트 안에 들어가 있는 각종 자재를 생산했다는 자부심도 커졌다.

하지만 철선업계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생산을 줄이고 수입으로의 대체가 늘고 있다. 우리가 만들지 않으면 중국 불량 제품들이 대한민국 모든 건물의 기초가 돼 버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이 조달품목으로 지정되지 않아 관공서에 납품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관공서와 수요기관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지진 등 자연재해 때문에 건축물의 안전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결속선 지름이 0.9㎜ 이상인 제품을 생산하지만 중국산은 인장 강도와 굽힘 특성이 국산에 못 미치는 0.8㎜ 이하다. 건설사들이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이같이 얇은 두께의 중국산 결속선을 선호하는 것이 문제다.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국내 업체가 고전하고 있는 데다가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5년 새 동종 7개 업체가 폐업하거나 결속선 생산을 중단했다. 수입 제품의 원산지 표시와 중량 표시 위반 사례가 많아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철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두께 5㎜ 원형 강재를 열처리 가공해 철못 플랫타이, 철선 울타리, 철근고정용 결속선 등을 제조하는 업체가 모인 단체다. 주력 제품인 철근고정용 결속선은 철근을 지지하도록 서로 묶어 건축물을 튼튼하게 하는 부자재다. 건설회사와 철물점 등이 주요 고객이다.

조합에서는 업체별 신용도나 구매 규모에 상관없이 같은 가격으로 공급받는 공동구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2765t(15억8600만원)이던 공동구매 실적이 지난해 4570t(30억3700만원)으로 늘었다. 소규모 업체가 원자재 구매가격 인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조합은 용접과 열처리 과정을 거치는 철선 제조업을 제조뿌리산업으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인력난을 해결해 기존 공장의 해외 이전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철선업은 기초산업 차원에서 보호·육성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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