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게이트’ 권력 핵심층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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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게이트’ 권력 핵심층 덮치나
  • 매일일보
  • 승인 2007.09.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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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통 따로 있다” 변양균 이외 ‘정ㆍ관계’ 다른 돈줄 누구?…신정아 “변실장 정도가 배후면 수없이 많다”

▲ 신정아가 미술계의 ‘괴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뉴시스>
권부 덮친 ‘변양균 폭풍’…이제부터 시작?
검찰 ‘신정아 게이트’ 본격 수사…특별팀 구성 

[매일일보닷컴] 신용불량 상태에도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던 신정아씨에 대한 자금 제공자에 대한 의혹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 고급 외제차와 월세만 200만원인 오피스텔 거주, 미국 도피 자금출처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신씨가 최고급 헬스클럽 평생회원인 것으로 검찰에 의해 확인돼 돈줄이 누군지 한층 더 궁금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신씨의 배후로 알려졌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한 달에 560만원 이상 하는 호텔형 장기체류 숙박시설에 오랫동안 머문 것으로 확인, 변 전 실장에게도 누군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16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신정아씨가 지난 12일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난 변 실장 잘 모른다. (변 실장)정도가 권력 배후면 난 수도 없이 많다”며 자신에 대한 각종 루머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해 주목된다. 검찰은 이른바 ‘신정아 게이트’를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특별팀을 구성한 상태.

지난 12일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국내 최고 헬스클럽인 A호텔 피트니스센터 평생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피트니스센터는 가입비만 2천500만원이며, 연회비는 2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신원 미상의 인물로부터 양도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회원권의 가격은 회원권거래소에서 현재 3천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고액 연봉자라는 자신의 주장이 맞다 해도 이런 고가의 회원권 구입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결국 신씨에게 회원권을 넘겨줬거나 회원권 구입 자금을 대준 사람이 신씨의 경제적 후원자일 가능성이 높다.

변 전 실장 역시 한 달 투숙비용이 최소 560만원에서 최고 1천700만원에 달하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 5성급 호텔에 해당하는 B레지던스에 장기간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16억8천235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청와대 1급 상당 비서관 이상 공직자 중 1위(9억851만원)의 재산증가 순위를 기록한 변 전 실장이라 하더라도 이 같은 비용을 들여가며 장기체류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신씨의 배후에 변 전 실장 외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그동안의 의혹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장윤 스님이 측근에게 한 “‘몸통’은 따로 있는데 불교계를 도와준 ‘깃털(변 전 실장)’만 다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배후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신씨 배후에 ‘또 다른 힘’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이유는 신용불량자나 다름없는 신씨가 그간 ‘에르메스의 여인’으로 불릴만큼 큰 씀씀이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점 이외에, 미국으로 잠적한 뒤 50여일 이상 행적이 묘연하다는 점 때문이다.

결국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 가짜 박사 학위 파문 무마 시도,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과정 의문에다 미국 체류 기간의 재정적 지원까지 누군가의 손이 닿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16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가 최근 전화통화에서 자신에 대한 각종 루머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중앙일보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신씨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표가 수리되기 전날인 지난 9일 오전 평소 친분이 있던 이 회사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변 실장 정도가 권력 배후면 난 수도 없이 많다”며 “청와대 여비서관들과는 알고 지냈지만 청와대나 봉하마을(노 대통령 고향)에 그림을 넣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변 실장과의 관계에 대해 신씨는 “난 변 실장 잘 모른다. 변 실장은 전시장에 몇 번 왔다 갔다. 그런데 (변 실장) 정도가 권력 배후면 난 수도 없이 많다”며 친분 관계를 강력 부인했다.

권력 배후의 몸통설로 주목받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서도 “아프리카 전시할 때 C(※시인이자 출판기획자로 일하다 퇴사한 뒤 전시기획자로 변신한 인물로, 2001년과 2004년 성곡미술관에서 아프리카 미술 전시를 했다)가 잘 아는 모양이더라”며 “전시 때 이해찬 전 총리가 왔다고 C랑 미술관 사람들이 난리쳐서 내려가서 봤다. 이 전 총리는 아마 내 얼굴 기억도 못할 거다”라며 관련설을 일축했다.

신용불량 상태임에도 월세 200만원짜리 집에 거주하는 등의 호화생활 부분에 대해서는 “미술관이랑 동국대 합쳐 연봉만 1억원이 넘는다”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도피 기간 자금에 대해서는 “(잠시 침묵)엄마가 보내주지”라며 짧게 말을 끊는 등 석연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동국대 교수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외압이 있었으면 서울대 안 가고 동국대 갔겠나. 광주는 나도 희생양이다. 광주에 가서 2시간이나 프레젠테이션했다. 그 후 (이사들이)만장일치로 오케이했다. 왜 이제 와서 다른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 및 국민 반응에는 오히려 억울함을 토로했다.

신씨는 “인터넷에서 (기사를)보니 난 거짓말쟁이고 정신병자더라.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거기 사람들이 다 미쳤다”며 “난 비굴하게 도망가지 않는다. 막말로 몇 사람 죽이고 도망 왔다고 해도 (언론이) 이건 아니다. 죽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런데 5만 번도 더 뚜껑 열려 억울해서 못 죽겠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씨는 “잘못한 거 있으면 사과하고 억울한 건 공식적으로 밝히겠다. (변호사와 사립 탐정)예일대 박사학위 논문을 도와준 가정교사 탐문 조사 결과가 좋으면 결과 들고 바로 한국에 들어가고,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더 남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정아씨의 ‘학력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지검이 사실상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검찰 수사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등 수사의 초점이 신씨의 배후를 규명하는 쪽으로 가닥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12일 이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해온 형사1부(부장검사 백찬하)에 형사2, 5부와 광주지검 등 타 검찰청, 부서 검사 4명을 보강해 사실상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이 수사 경험이 풍부한 중견 검사들을 보강한 것은 이번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고 철저히 파헤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 대상에는 신씨를 비롯해 연서(戀書) 의혹 등으로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난 변양균씨와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 등 이미 거론된 인사들 외에도 정관계 인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팀 한 관계자는 “신씨의 배후에 관해 수많은 억측이 나돌고 있지만 아직은 기초 사실 관계부터 확인해야 할 단계”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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