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화 폭락에 터키 직구 열풍…여행 문의도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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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폭락에 터키 직구 열풍…여행 문의도 ‘속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8.15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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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 인터넷 직구 관심↑
터키 현지 배송대행업체 없어 ‘배대지 사기’ 주의
14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쇼핑몰 조를루센터의 루이뷔통 브랜드 매장 앞에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대기자 대부분은 아랍인 등 외국인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최근 리라화(貨) 가치가 폭락하면서 해외 직구족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터키 열풍’이 불고 있다. 리라화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유명 명품 브랜드와 직구 방법 등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으며 때아닌 터키여행 문의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 제재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며 15일 현재 1리라는 원화로 17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폭락하기 시작했다.

리라는 지난달 줄곧 200원대를 유지하다가 매일 하향세를 타면서 지난 13일에는 16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특히 최근 일주일 사이엔 리라화가 25% 가량 급락하면서 명품을 싸게 사려는 직구족들의 관심이 터키에 몰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집중 관심을 받으며 ‘버버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버버리가 터키 현지 매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인 행사 중이어서 이중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터키 현지의 버버리 매장 등에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터키 사는 분이 구매 인증 사진을 올렸는데 코트, 자켓, 미니백, 상의까지 구매해서 원화로 2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고 부러움을 드러냈다. 이밖에 각종 커뮤니티에는 버버리뿐만 아니라 구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을 터키 매장에서 사면 유럽이나 미국보다도 싸게 살 수 있다는 글도 속속 등장했다.

직구뿐만 아니라 터키여행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여행 커뮤니티 등에서는 터키 항공권, 숙박 등을 알아보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누리꾼은 “리라화 폭락 소식에 터키 국민들에게는 안됐다 싶지만 기회일 수도 있겠다 싶다”며 “9월 황금연휴에 겸사겸사 쇼핑도 할 겸 다녀올까 정보를 검색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터키 열풍에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터키 직구의 경우 국내 직구족이 주로 이용하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과 달리 현지에 믿을만한 배송대행 업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송 대행지를 구하거나 터키에 사는 지인을 찾는다는 글이 속출하고 있다.

한 직구족은 “터키는 직접배송도 안되고 배대지도 없고 구매대행은 돈만 받고 상품을 보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더라”며 “지인이 살고 있지 않은 이상 위험 요소가 많아 현지 구매는 몰라도 인터넷 직구는 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터키 여행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현재 터키는 시리아 내전의 여파로 전역에 여행경보가 발령돼 있어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터키 전역에는 ‘여행유의’를 뜻하는 남색경보가 발령돼 있다.

이밖에 터키 국가 부도 사태에 한국에서는 명품 직구 열풍이 분다는 데 씁쓸하다는 의견도 있다. 터키 국민들이 국가 경제 위기로 인한 주가폭락, 인플레 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만큼 ‘터키 쇼핑이나 여행을 자제하자’는 여론도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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