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금융시장 불안…코스피 등 신흥국 증시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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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發 금융시장 불안…코스피 등 신흥국 증시로 확산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08.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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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 이상 ↓, 달러·엔화 가치 ↑…전문가, “터키 금융시장 불안하지만 신흥국 우려 크진 않을 것”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터키 금융시장 불안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리라화 급락으로 확산한 터키 금융시장의 불안은 아시아의 주식과 외환시장으로 번졌다.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같은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며 ‘대안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터키 리라화 가치는 이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10% 가까이 떨어졌다. 리라·달러 환율은 달러당 7.24리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오전 11시께 1.7% 떨어졌고 토픽스지수는 1.9%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4% 하락했고 선전종합지수는 1%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1.8% 내렸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5%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터키 통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면 투자자 불안 심리가 급격히 번질 것으로 우려했다. 터키발 공포로 미국 달러와 일본 엔, 스위스 프랑 같은 안전자산의 수요는 늘었다. 시장이 불안할 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의 가치는 이날 0.3% 올라 달러당 110.55엔 안팎을 기록했다.

터키의 외환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10년 만기 터키 국채 수익률은 22.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터키 5년 만기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5bp(1bp=0.01%포인트)나 급등해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인 453bp까지 치솟았다. 이는 터키 국채 1000만 달러를 보증하는데 45만3000 달러가 든다는 뜻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주말 동안 미국의 ‘경제 공격’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리라화 폭락 사태가 취약한 신흥국 경제에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기를 맞아 자국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되면서 통화 급락 사태를 겪고 있는 신흥국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터키발 위기가 다른 신흥국들로 광범위하게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터키는 외화 표시 부채 비율이 70%에 달해 신흥국들 중 가장 높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이 매우 커 다른 나라보다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터키 시장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고 다른 신흥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토르스텐 슬록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터키는 (다른 신흥국들에 비해) 더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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