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CEO, 원가상승·노사 갈등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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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CEO, 원가상승·노사 갈등에 고심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08.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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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의 후판가격 인상으로 하반기 원가 상승 부담 가중
노조는 유급휴직·임금인상 주장하며 파업 예고…임단협 장기화 전망
(왼쪽부터)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 3사 CEO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수주 실적이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상승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등에 따른 노사 갈등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13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234만 CGT(표준화물 환산 톤수) 가운데 한국은 496만 CGT(40.2%)를 수주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반기 기준 수주량으로 중국을 제친 것은 2015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

특히 조선 3사는 독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을 모두 싹쓸이 하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12척, 현대중공업그룹이 14척, 삼성중공업이 6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LNG선 선가는 척당 1억8500만 달러(약 2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조선분야에서 발주되는 선박중 단일 선종으로는 가장 비싸다.

그러나 조선 3사 CEO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15~20%를 차지한다. 인상폭은 제품별로 톤당 5만~7만원으로 알려졌다. 인상분을 반영하면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은 톤당 60만원대 초반에서 60만원대 중후반으로 오르게 된다. 인상분은 지난달 공급 물량부터 소급 적용된다.

조선 3사 CEO들은 올해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해양사업부 가동 중단을 놓고 노조와 대립하고 있다. 사측이 일감이 떨어진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20일부터 중단하기로 하고 유휴 인력 26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추진하자, 노조가 유휴 인력의 전환 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해양플랜트 공장이 2014년 10월 나스르 플랜트를 수주한 이후 45개월째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지난달 19~24일 전면파업을 벌인 노조는 “휴가 뒤 더 큰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창사 후 처음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 등을 제시했다.

사측은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포함해 ▲기본급 동결 ▲복지 포인트 중단 ▲학자금 지원 조정(중학교 폐지) 등을 제시한 반면 노협은 ▲기본급 5.1%(10만286원) 인상 ▲고용 보장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 ▲혹한기 휴게 시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무급 순환휴직 기간과 대상 인원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사가 제안한 무급 순환휴직이 실행되면 이는 창사 이래 첫 사례가 된다.

지난 5월부터 협상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노사 간 입장 차가 커 임단협 타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 10% 반납 및 상여금 분할지급안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전국금속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어 사측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는 집행부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10월 이전까지 금속노조 가입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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