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올드보이 전성시대 화두는 '선거룰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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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쇄신? 올드보이 전성시대 화두는 '선거룰 개정'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8.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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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이어 손학규도 '선거구제 개혁 전도사' 자처 등판 / 기득권 누리는 거대 양당 이해찬 김병준 설득 노력
바른미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김나현 기자] 여의도에 올드보이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정동영 대표가 민주평화당의 당권을 쥔 데 이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8일 당대표 도전을 공식화하며 유력주자로 부상했다. 이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당권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쥔 상태. 이달 말 결정되는 더불어민주당의 당권경쟁에서도 대표적 올드보이인 이해찬 의원이 앞서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6월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대참패한 후 인적청산을 통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올드보이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정계개편은 게임의 룰인 선거구제를 바꾸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한 손 전 위원장은 첫 일성으로 "선거제도를 비롯한 잘못된 정치제도를 바꾸겠다. 이것이 손학규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정 추진의 배경으로 "우리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이후 갈 곳을 잃고 좌절과 낙담 속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 (2020년) 총선에 우리 당의 국회의원이 한 사람이나 나올 수 있을지, 과연 바른미래당이 존속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이러한 무기력증과 패배주의의 구렁에서 탈출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온갖 수모와 치욕을 각오하고 제가 감히 나섰다"고 했다.

그가 제시한 선거구제 개정 방향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그는 "다원주의 민주사회의 특성을 살려서 다당제 정치로 나가야 한다. 이제 여소 야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협치를 위해서도 선거구제 개정에 대한 화답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 지지율의 저하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경제가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하고 남북 관계는 국민을 혼돈에 빠뜨릴 것이다. 복지정책은 한계에 부딪칠 것이고 어려운 사람들의 삶은 절벽에 다다를 것이다. 정치의 어려움이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손 전 위원장에 앞서 이미 평화당의 정 대표는 취임 직후 정계를 누비며 '선거구제 개편' 드라이브를 건 상태다. 그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동의를 구한 데 이어 이날 한국당의 김 비대위원장을 찾아 선거제도 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혁에 관해서 김 위원장의 한국당과 평화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우당이 됐으면 좋겠다"며 "선거제도 개혁은 (김 위원장이 정책실장으로 모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염원이 아니었냐"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당 개혁에 1차적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정치혁신 선거제도도 당연히 (혁신 과제에) 들어갈텐데 관심을 가지겠다"고 답했다.

정치게임의 룰을 바꾸려면 아직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여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선거제도 개혁에 적극적이었지만 여당이 된 후, 특히 지방선거에서 역대급 압승을 거둔 뒤 입장이 달라졌다. 특히 유력 당권주자인 이 의원은 다음 총선을 겨냥 '20년 장기집권론'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총선 압승이 어려워져 보다 소극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인연이 깊은 올드보이들의 설득 공세가 쇄도할 경우 마냥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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