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중·일 배터리업계, LG·삼성·SK 국내 3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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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진 중·일 배터리업계, LG·삼성·SK 국내 3사 비상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8.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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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심화, 중·일 공세 속에 국내 업체 출하량·점유율 하락
LG화학·삼성SDI 각각 4위·6위로 밀려나...중국 굴기 본격화
LG화학 충북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백서원 기자]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이 점차 밀려나고 있다.

한·중·일 3개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의 출하량과 시장 점유율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굴기에 눌려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 총량은 약 29.9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84.3% 늘어났다.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2.8GWh, 1.3GWh로 출하량 성장률이 시장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중국 CATL 외 다른 외국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보다 월등히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전년 2위에서 4위로, 삼성SDI는 5위에서 6위로 각각 내려 앉았다. SK이노베이션은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일본 파나소닉이 근소한 차이로 중국 CATL을 제치고 2개월 만에 1위를 탈환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계 배터리 업체들은 6월 들어 중국 전기 상용차 판매 급감으로 기세가 조금 주춤한 상황”이라면서도 “중국 전기 승용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급증함에 따라 여전히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6월과 상반기 모두 중국 업체가 상위 10위 내에서 절반을 차지했다. 일본업체도 파나소닉이 굳건한 상황에서 AESC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중국 CATL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2016년 CATL의 연 배터리 생산 능력은 8GWh에 불과했다. 최근 23GWh 수준으로 2년 새 3배 가까이 늘렸다. 2020년에는 생산 규모를 50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ATL의 급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이 깔려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배터리 업체 보호를 위해 지난 2016년 12월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국내 업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빗장은 아직도 굳건히 잠긴 상태다.

중국은 자동차 본고장인 유럽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CATL은 독일 동부 에르푸르트에 2억4000만유로(약 31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BMW와 40억유로(약 5조27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도 맺었다. BMW가 외국차 업체 최초로 CATL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BMW는 삼성SDI가 10년가량 전기차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던 주요 고객사다.

앞서 3월 폭스바겐은 LG화학, 삼성SDI와 함께 CATL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했다. 다임러 역시 4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기존 주력 거래처인 SK이노베이션이 아닌 CATL에 맡겼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면서 “우리 업체는 그간 축적된 기술력을 뛰어넘는 신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격차를 더 크게 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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