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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국의 금융권 대하는 자세, 빈수레가 요란했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돌아온 금융권 저승사자’,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금융권’

최근 금융당국의 행보를 보면 위의 수식어들이 무색한 모습이다. ‘채용비리’부터 ‘대출금리 부당부과’까지 요란했던 첫 발표와 달리 결과는 한없이 초라하다.

먼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금융권 ‘채용비리 사태’의 경우 성난 여론을 위해 ‘정의의 지팡이’를 휘두를 것 같았던 금융당국의 당당함은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다. 채용비리에 직·간접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일부 금융지주의 회장들은 현재 불구속 기소 처리됐기 때문이다. 불구속 기소가 됐다고 해서 사건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이렇게 유야무야 마무리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부당부과 사태 역시 용두사미다. 지방은행만 대상으로 전수조차를 펼치겠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전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까지 확대 전수조사 하겠다며 엄포를 내놨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행보를 보면 이마저도 이번에 발견된 일부 은행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진행된 시중은행 간담회서 은행장들과 만나 자신은 호랑이가 아니라면서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와 전쟁’ 발언으로 금융권을 긴장시켰던 것에 대해서도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검찰 조사 중인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 및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KEB하나은행장의 오는 22일 첫 재판 역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지 미지수인 상황. 아울러 전 은행으로 확대하겠다던 부당금리 전수조사 역시 업계에서는 흘려듣는 분위기다. 

더욱이 금융권이 앞다퉈 일자리 창출과 어린이집 건립·자녀 돌봄 지원사업 강화 및 중금리대출 확대 등 정부의 입맛에 맞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당국 역시 섣불리 금융지주들을 대상으로 강한 행보를 보이기는 더욱 힘들어 보인다. 

빈수레가 요란했던 건지, 뛰는 금융당국 위에 나는 금융지주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든 방향이 금융지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분명한 듯 하다. 금융당국은 눈치를 볼 대상이 금융지주들이 아닌 금융소비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박수진 기자  soojina627@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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