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압수수색 영장에 '공범' 적시...마지막 중수부장 김경수가 김경수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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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압수수색 영장에 '공범' 적시...마지막 중수부장 김경수가 김경수 변호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08.02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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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 관저와 집무실에 전 의원실까지 압수수색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 정권 실세와 전면전
'드루킹'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의원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들고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일 김 지사의 집무실과 관사, 국회 등에서 전방위 압수수색을 벌이며 김 지사 소환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검의 본격 수사에 김 지사는 거물급 변호사인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며 방어에 나섰다.

특검팀은 김 지사 압수수색 영장에 ‘드루킹 공범’이라고 적시하고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김 지사와 드루킹 일당과의 공범 혐의를 입증할 증거물을 확보해 조속히 김 지사를 소환, 사법처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날 특검팀은 경남 창원 도지사 집무실과 비서실, 관저, 차량까지 압수수색했다. 다만 김 지사가 현장에 없는 관계로 김 지사의 휴대전화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사무처에서도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특검팀은 김 지사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김 지사 의원시절 당시 일정담당 비서가 사용했던 컴퓨터를 압수하는데 주력했다. 특검은 이 컴퓨터로 드루킹이 주장하는 김 지사와의 접촉 정황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이 운영한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을 참관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사용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업무용 PC의 경우 김 지사가 의원직을 사퇴한 후 자료를 삭제 조치한 것으로 알려져 빈손조사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특검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김 지사를 소환할 방침이다. 소환 시점은 이르면 이번 주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조사한 후 청와대 송인배·백원우 비서관에 대한 추가조사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특검팀의 수사가 본격화된 이날 김 지사는 예정에 없던 연차를 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당초 김 지사는 다음 주에 여름휴가를 사용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고(故)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사실을 밝혔다. 강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지지 의사를 밝히며 김 지사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이제 갓 1개월 남짓 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의 수사가 속도를 내자 김 지사는 동명인인 김 전 고검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며 방어에 나섰다. 김 전 고검장은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내며 검찰의 특수수사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이번 드루킹 특검으로도 거론된 바 있는 김 전 고검장의 합류에 따라 앞서 경찰 단계에서 선임된 변호인 3명과 함께 특검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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