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민생현장 나갔더니 "최저임금 원상회복 시켜줄 수 있느냐고 묻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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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민생현장 나갔더니 "최저임금 원상회복 시켜줄 수 있느냐고 묻더라"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8.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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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한국당에 제발 싸움 좀 하지 말라더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시내 시장을 방문하고 버스, 택시 등을 타며 민생현장을 찾아 시민들과 얘기를 나눴다. 사진은 김 비대위원장이 이날 aT 화훼공판장을 방문해 상인과 얘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을 두고 '국가주의'로 규정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세가 갈수록 예리해지고 있다. 1일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첫 현장행보로 최저임금인상으로 고통받는 민생현장을 찾았는데, 새벽부터 비공개로 진행돼 마치 과거 조선시대 국왕의 밀행을 연상시켰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을 대동하고 이날 오전 4시 30분부터 서울 양천구 공영차고지를 시작으로 버스와 전철을 타고 양천구 신영 전통시장과 양재동 꽃시장 등을 찾아 서민들의 어려움을 청취하는 민생 행보를 진행했다. 이동은 철저히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수단과 도보를 이용했다. 현장에서 민심을 살피고 한국당의 혁신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취지다.

민생현장을 방문한 뒤 비대위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김 위원장 "아침에 청소를 위해 새벽 4시반에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분들부터 재래시장 상인들이 최저임금 문제를 많이 이야기했다"며 "최저임금이 서민을 위한 것인데 오히려 서민을 어렵게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어떤 분은 '돈을 더 받는다 싶었더니 시간을 줄이더라. 결국 노동강도가 강해지고 받은 돈은 같아졌다'는 아픈 말씀을 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환경미화원 일을 하시는 60대 중반 여성분이 '최저임금 인상은 됐지만 열 명 일하던 것을 일곱 사람이 하게 되니 힘들어서 정말 못하겠다'며 '다시 (최저임금을) 원상회복시켜줄 수 있느냐'고 묻더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9.1% 상승한 최저임금을 비판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당의 혁신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로 들으려 했는데, 그보다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민생의 아픔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시민들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에 대해 한국당이 견제하고 대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는 서울 도봉구의 버스회사에서 기사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하며 문재인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방침도 비판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장과 관련해 현장에서 반박이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전날 청와대가 제시한 협치내각을 고려하는 조건으로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당근로시간 단축 등을 골자로 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의 대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비대위의 이날 민생현장 행보는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국당은 민생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고, 보여주기식으로 비칠 수 있어 조용히 다녔다"며 "청와대나 정부는 민생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산업정책을 펴기 힘든 정치·경제적 구조에 갇혀 있어 '보여주기'만 나오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진행한 시민과의 만남 행사에서 과거 문 대통령과 만난 수험생이 다시 등장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당시 한국당은 '짜고 쳤다'며 '쇼통'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당 혁신과 관련한 시민들의 의견도 전달됐다. 김 위원장은 "시민들은 한국당에 대해 '제발 싸움 좀 하지 마라', '싸우더라도 서민의 삶과 관련된 정책 사안으로 싸워야지, 자리다툼하고 이익 다툼하는 것은 여야 막론하고 싫다'고 말했다”며 "그 외에도 '말을 너무 험하게 하지 마라', '정부·여당이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얘기하고 대안을 제시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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