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백만원 LG 스마트폰, 무리한 고급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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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백만원 LG 스마트폰, 무리한 고급화 전략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8.08.02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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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면치 못한 LG전자가 200만원에 근접한 한정판 스마트폰을 내놨다. ‘LG 시그니처 에디션2’가 그것이다.

2라는 네이밍에서 볼 수 있듯이 LG전자의 두 번째 한정판 스마트폰이다. 지르코늄 등 고급 소재를 쓴 LG 시그니처 에디션2는 199만9800원이라는 가격에 300대 한정판매에 들어갔다.

LG전자의 ‘시그니처 에디션’ 출시 전략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완성도를 높여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동시에 LG 스마트폰 이미지가 나쁘게 굳어질 것으로 염려해 나온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의 현 상황으로 볼 때 한정판 스마트폰 출시할 때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지금까지 삼성전자, 애플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어느 순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에게도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LG 스마트폰의 부진은 비단 늦은 시장 진입만은 아니다. 최근까지도 LG 스마트폰은 각종 버그와 마감 문제 등이 제기돼 왔다. 물론 일부라고 하지만 적은 건수의 문제라도 인터넷상에서 공론화가 되면 그 제품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최근 LG전자도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황정환 부사장의 MC사업본부장 취임 후 소프트웨어업그레이드센터를 설립하면서 사후지원(AS)을 강화하는 모습은 장기적으로 볼 때 LG 스마트폰 이미지 재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9만원짜리 한정판 출시는 좀 무리수가 아닌가 싶다.

본디 한정판이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의 고급화 이미지 확대 등 목적으로 내놓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명품 한정판을 사는 고객들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생각하지 않는 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는 사정이 다르다. 올해 신기술이 나오면 지난해 뛰어난 성능의 기기도 수준이 떨어지는 게 이 바닥이다. IT기기 주 소비층은 가성비를 중시하기 마련이다.

꾸준한 품질관리, 소프트웨어 지원, LG 스마트폰의 차별화 등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LG 스마트폰으로 거듭나려면 한정판 전략 말고 가성비에 집중한다던지 다른 전략에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담당업무 : 게임, 인터넷, IT서비스 등
좌우명 : 꼰대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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