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워라밸과 로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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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워라밸과 로비갤러리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8.07.26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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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본사 로비, 첨첨 - 허욱 작가 전시전경. 사진=더트리니티제공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퇴근 후 문화센터 강좌를 두드리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뮤지컬과 공연, 전시 티켓 판매도 부쩍 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더욱 주목되는 소식도 들린다. 직원들의 삶에서 문화와 복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커지자 소속 회사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이는 퇴근 후만이 아니라 출근해 있는 동안 직장 내에서도 직원들이 문화와 복지를 더욱 누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어쩌면 주 52시간 시대 새롭게 떠오르는 ‘꿈의 직장’을 꼽는다면 이런 회사들이 아닐까싶다.

필자와 함께 지난해부터 본사 사옥 내 로비에서 ‘아트&힐링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그런 ‘꿈의 직장’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LG유플러스는 새로이 R&D 사옥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로비에도 문화공간 ‘갤러리C’를 만들었다. 갤러리C의 ‘C’는 Creativity, Crazy, Convergence, Challenge 등을 의미한다. 이런 C에너지로 충만한 공간에서 LG유플러스의 연구원들은 예술을 향유하는 동시에 창의적 영감으로 업무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

출퇴근길 로비에서, 식사하러 가는 복도에서, 머리를 식힐 휴게공간에서 잠시 마주치는 작품 한 점이 주는 힘은 작지 않다. 미술감상을 통한 감정의 발산과 힐링은 일터에서 실시간으로 쌓여오는 부정적인 마인드를 휘발시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할 수 있다. 또한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에서 받는 창의적 에너지는 업무 속 유연한 조직 마인드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오게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는 임직원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열린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사회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런 공간은 중요하다. 그래선지 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기업으로부터 로비를 갤러리로 꾸미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른다.

작가 입장에서도 갤러리나 미술관 이외의 일반인과 소통할 수 있는 또 다른 채널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무척 매력적이다. 이로 인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대중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한다. 일례로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전시 중인 허욱 작가는 본인의 대표작인 ‘첨첨’(添添) 연작들과 함께 첨첨 ‘아트퍼니처’도 선보였다. 많은 직원들이 예술과 가까워지고 실용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이다.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사회도 프랑스 사회처럼 예술을 일상에서 누리며 살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든 듯하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나는 프랑스 사람들이 늘 행복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미술관, 와인, 예술 문학, 스포츠, 여행 등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양하게 즐기는데 이러한 것들이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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