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거목 ‘광장’ 최인훈 별세…향년 84세
상태바
한국문학 거목 ‘광장’ 최인훈 별세…향년 84세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8.07.23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 최인훈이 23일 별세했다. 고인이 지난 2008년 11월 신판 전집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이동욱 기자] 소설 ‘광장’ 등으로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 최인훈이 23일 오전 10시 46분 별세했다. 향년 84세.

4개월 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1934년(공식 출생기록은 1936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전쟁이 발발해 월남했다. 195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해 6학기를 마쳤으나 전후 분단 현실에서 공부에 전념하는 데 갈등을 느끼고 1956년 중퇴했다.

1958년 군에 입대해 6년간 통역장교로 복무했고, 1959년 군 복무 중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자유문학지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듬해 4·19혁명이 있고 7개월 뒤인 1960년 11월 새벽지에 중편소설 ‘광장’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발표 직후부터 문단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고, 전후 한국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며 지금까지 널리 읽힌다. 출간 이후 현재까지 통쇄 204쇄를 찍었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이라는 기록도 보유했다.

이밖에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크리스마스 캐럴/가면고’, ‘하늘의 다리/두만강’, ‘우상의 집’ 등 소설과 희곡집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산문집 ‘유토피아의 꿈’, ‘문학과 이데올로기’, ‘길에 관한 명상’ 등을 냈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음에도 정작 본인은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한 데 대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상의 혜택을 줬는데도 누리지 못한 그때의 내가 너무 밉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고 깊은 회한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얘기를 들은 서울대는 지난해 2월 그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영희 여사와 아들 윤구, 윤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이날 오후부터 조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는 ‘문학인장’으로 치러지며, 위원장은 문학과지성사 공동창립자이자 원로 문학평론가인 김병익이 맡았다.

영결식은 25일 오전 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내 강당에서 열린다. 발인은 영결식 이후,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자하연 일산’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