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브랜드 GRN, 여성혐오 마케팅으로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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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브랜드 GRN, 여성혐오 마케팅으로 ‘뭇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7.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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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여성 생식기 오징어 냄새에 빗댄 홍보영상 게시
‘분홍이’·‘초록이’ 등 다이어트 제품 유명…불매 번질 수도
건기식 브랜드 GRN이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 여성 건강제품 홍보 영상. 해당 영상에서는 여성 질 냄새를 오징어 냄새에 비유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SNS 캡처.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일명 ‘분홍이’, ‘초록이’ 등 캡슐형 다이어트 보조제로 유명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지알앤(GRN)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혐오 마케팅 영상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GRN은 최근 여성 질 냄새를 오징어 냄새에 빗댄 광고 영상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했다. 이 영상은 GNR 공식 페이스북이 아닌 한 건강 관련 페이지에 올라왔으며, GRN 측이 여성 건강제품 홍보를 위해 바이럴 마케팅 형식으로 진행한 광고로 보인다. 현재 해당 광고 영상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논란의 영상이 올라온 페이지에는 ‘질염으로 고통받는 내 소중이를 위한 질 특화 유산균!’, ‘질염세균을 줄어들게 해 오징어 냄새를 없애준다고’ 등의 영상 소개 문구가 적혀있다. 제품 할인 행사 중이라며 GRN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도 첨부돼 있다. 홍보 제품은 ‘GRN 프레쉬즈락토’로 여성의 질에서 서식하는 특허받은 유산균 3종을 사용했다는 설명이 적혀있다.

이 영상에는 ‘내 몸에서 나는 오징어 냄새를 없애주는 꿀템이 있다?’, ‘건강하지 못한 질에서 나는 오징어냄새’ 등의 광고 문구가 등장한다. 해당 영상에서는 펼친 생리대 위에 오징어를 올리거나 남성이 치마를 입은 한 여성을 보고 코를 막는 모습 등이 등장하고, 오징어가 잔뜩 올려진 그릇 위로 방향제를 뿌리는 듯한 장면도 나온다.

이에 관련 영상과 캡처본이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여성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 A씨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광고를 만든 건지 굉장히 불쾌하다”면서 “신체 부위에 대해 저런 저급한 표현으로 홍보 영상을 만들다니 막장”이라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냄새를 유발하는 질염 등으로 말 못 할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런 식의 광고를 보니 화가 난다”면서 “누가 낸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생각을 좀 하고 만들라”고 비판했다.

특히 GRN은 일명 분홍이, 초록이 등으로 불리는 다이어트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여성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해당 제품은 가수 소유, 현아가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GRN 다이어트 보조제는 현재 올리브영 등 주요 오프라인 헬스앤뷰티(H&B) 매장과 롯데면세점에 입점했을뿐만 아니라 각종 홈쇼핑에서도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롯데홈쇼핑에서는 히트 상품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이 제품은 매회 방송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상반기 총 15만 세트가 판매됐다.

이처럼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다이어트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브랜드가 여성혐오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데서 불매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 C씨는 “여성 제품 만드는 회사에서 이런 식의 광고를 내다니 조만간 문 닫아야 할 것 같다”며 “여러번 제품을 구매했지만 앞으로는 GRN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D씨도 “여성은 ‘그곳’에서마저 향기가 나야 한다는 성차별적인 인식이 깔린 전형적인 여성혐오적 광고”라며 “여성청결제를 사더라도 기능이 우선이지 남성이 꺼려할 법한 냄새를 걱정으로 구매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GRN 측에 전화, 메일로 회사 공식입장과 재발 방지 대책 등에 관해 문의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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