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자존심 ‘이마트24’, 풀어야 할 숙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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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자존심 ‘이마트24’, 풀어야 할 숙제 산적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07.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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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급성장, 적자 폭은 갈수록 커져…이마트24 “6000개는 돼야 흑자”
‘산 넘어 산’ 최근 편의점 근접 출점 문제로 연내 4000개점 목표 불안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매번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유통업계에 혁신을 이끌고 있는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139480]24로 자존심이 걸린 승부에서 ‘산 넘어 산’ 위기를 극복하고 또 한 번의 업적을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편의점을 강조한 만큼 그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마트24가 외형상 급성장하고 있지만 적자 폭이 나날이 커져가는 등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최저임금 여파로 최근 편의점 근접 출점 문제도 다시 논의되고 있어 풀어야 할 숙제만 더 늘어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최근 1년 새 점포수를 50% 가까이 늘리며 한국미니스톱을 밀어내고 업계 4위로 뛰어올랐다. 이마트24의 올해 6월 기준 점포수는 323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2168개)에 비해 49.2%나 증가했다.

점포수가 늘어남에 따라 매출액도 증가했다. 이마트24의 매출액은 2015년 1350억원, 2016년 3784억원, 지난해 684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2015년 262억원, 2016년 353억원, 지난해 516억원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모회사인 이마트가 수년간 증자를 통해 이마트24에 2000억원이 넘는 운영 자금을 수혈해오고 있는 중이다.

이마트24 측은 점포수가 최소 6000개는 돼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2020년까지 점포수 6000점을 달성해야 그때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매년 1000점 개점을 목표로 우선 올해 말까지 4000점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가 사업경쟁력 강화로 발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인 매출원가와 판매·관리·유지비용인 판관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보다 계속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CU와 편의점 GS25는 물류 자회사는 물론 물류센터까지 보유하고 있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로지스틱스를 통해 물류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반면 이마트24는 신세계 그룹 내 물류센터 및 물류 자회사가 없어 계속적으로 물류 관련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점주들과의 갈등이다. 점주들의 잡음이 언제 봇물처럼 터질지 모르므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게 업계 전반의 견해다. 

실제 물류 시스템이 외형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발주 관리가 되지 않는다” “물품이 자주 결품된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마트24 점주들의 불평이 나오고 있다.

또 업계는 이마트24가 실시하는 ‘3無’(24시간 영업·로열티 중도해지·위약금 없음) 정책이 장기 관점에서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무 정책이 경영주 자율성을 강조하는 정책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본사는 월 고정비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품과 마케팅 수준이 경쟁 편의점 브랜드에 못 미치고 이익률이 당초 본사에서 홍보한 것보다 훨씬 적게 나온다는 점주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이에 이마트24 측은 올해 동업계 대비 상품 차별화를 통해 내실을 다져 가맹점의 매출 증대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으로 편의점 가맹사업에 대한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편의점 근접 출점에 관한 문제가 사회적 공론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목표했던 연내 4000개점 오픈을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 이마트24를 신성장동력으로 잘 일궈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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