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고래싸움에 신흥국 자금이탈…금융시장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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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고래싸움에 신흥국 자금이탈…금융시장 불안 가중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7.22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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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흥국 증권자금 178억달러 유출
무역분쟁 심화로 대외 불확실성 고조 탓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신흥국의 주식자금이 빠져나가고 펀드도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G2(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심화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워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 신흥국 증권자금 유출규모는 178억 달러에 달했다.

유출규모는 지난 5월의 100억 달러에서 대폭 확대됐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11일까지 29억 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달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주식자금은 약 11억달러 순유출됐다. 5월(약 -3억달러)보다 그 폭이 더 커졌다.

같은 기간 대만에서는 26억달러의 주식자금이 빠져나갔고 태국(-15억달러), 말레이시아(-12억달러), 인도네시아(-6억달러), 인도(-4억달러), 필리핀(-3억달러)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을 겪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자금도 빠져나갔다. 지난달 각각 17억달러, 13억달러가량 유출됐다.

신흥국의 펀드도 쓰러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해외주식형 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5% 수준이다. 신흥아시아주식과 중남미 주식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각각 -7.01%, -8.02% 수준으로 다른 지역 대비 손실이 컸다.

이런 신흥국 증권자금 유출의 주된 원인으로는 신흥국 미중 무역분쟁,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글로벌 경제성장률 격차 등이 꼽힌다. 특히 글로벌 교역이 위축될 경우 한국을 포함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피해가 특히 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이 컴퓨터, 전자기기 등 아시아 신흥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등을 중심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신흥국 자체의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신흥국의 자산수익률과 신용등급 같은 리스크 지표가 악화되는 것도 자금 유출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속화 등으로 신흥국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국가별 경제상황 차이에도 신흥국 전반에 걸친 자금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권도근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 선진국 금리 상승, 신흥국 자산수익률 악화 등의 요인이 자금유출 압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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