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무더위 속 ‘여름휴가’ 구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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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CEO, 무더위 속 ‘여름휴가’ 구상은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7.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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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유례없는 폭염의 연속이다.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도 휴식이 필요하다. 채용비리부터 은행 지배구조 문제, 대출금리 조작의혹까지 올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CEO에게 휴식은 사치다.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따른 해외 네트워크 확장, 금융그룹의 인수합병(M&A)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다음달 1~5일 여름휴가를 떠난다. 조 회장은 이번 휴가 때 서울 근교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하반기 경영 방향을 구상할 계획이다. 휴가 중 독서가 필수인 조 회장은 ‘자본의 역습’, ‘굿 라이프’ 등을 읽을 예정이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따른 통찰력을 기르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에 CEO의 역할도 고민해보겠다는 예정이다.

나아가 조 회장은 이번 휴가 기간 동안 비은행권 M&A 추진 전략도 재수립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그룹 내 부족한 사업을 보강하겠다고 천명하면서도 절대 필요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진 않겠다는 원칙을 내비쳐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다음달 6일부터 10일까지 국내에서 책을 보며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농협금융에서 임원이 4일 이상 휴가를 쓰는 것은 이례적으로 알려졌다. 앞뒤로 붙은 주말까지 포함하면 총 9일간 쉰다.

4월 말 취임해 현안 파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김 회장은 이번 휴가를 통해 충분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임직원들에게도 “쉴 때는 쉬고 일할 때는 집중해서 일해야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며 영업일 기준 5일 이상 휴가를 쓸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가능성을 평가하면서 한반도의 역할을 다룬 ‘예정된 전쟁’을 휴가 때 읽을 책으로 선정해놓은 상태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다음달 1일 창립기념 행사를 챙긴 뒤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 동안 여름휴가를 다녀온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아직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지 않았지만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이 기간 동남아 진출 구상을 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Bank Bukopin)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이 이달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1140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최대 지분율 22%) 지위를 확보한다.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의 중형 은행이다. 전국적으로 총 322개의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인 고객 및 중소기업 고객 위주의 리테일 사업이 주력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등은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잡지 못했다. 국내외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CEO들이 이렇게 여름 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여름 휴가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고 워라밸을 추구하는 모습을 솔선수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해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주말을 포함해 9일간의 휴가를 떠나 평창 등 국내 여행지를 돌아본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CEO가 미리 휴가 일정을 알리면 임원들이 이어 휴가 날짜를 정하고 직원들도 여름 휴가를 떠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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