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을과 을의 싸움, 대기업들 강 건너 불구경”
상태바
박원순 “을과 을의 싸움, 대기업들 강 건너 불구경”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07.18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朴, 가맹점주 부담 줄이려 본사 압박 메시지 / 李총리 "대기업 일대 각성 촉구"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을(乙)과 을의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해야 할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맹점주의 부담 해결을 위해 '본사 압박'에 나선 것이다. 같은 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대기업 총수들의 갑질이 우리 사회 직장문화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정부·여권 내 대기업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박원순 "갑(甲)들은 왜 침묵하나"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을과 을의 눈물겨운 싸움 앞에 정치권, 자영업자, 노동계 모두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가장 큰 책임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는 아무런 말이 없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를 두고 '갑의 침묵'이라고 지적하며 "그들은 을과 을의 싸움을 바라보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박 시장은 "지금 당장 몰아치는 비바람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며 "그간 가맹점주들의 땀과 눈물을 짜내 큰 이익을 보고서도 왜 어떤 책임도 지려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에 불합리한 계약구조 개선과 로열티 인하, 상생을 위한 점포 운영 보조금 지원 등을 촉구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으로부터 가맹비·유통 마진을 챙겨 수익을 얻는 구조에서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대비해 일본의 편의점 기업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이라며 일본 편의점 업체 사례를 제시했다.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아베정부가 최저시급 인상 방침을 내놓자 가맹점주에 요구하는 로열티 인하를 검토하는 등 대응 마련에 나섰다.

▮이낙연 "유명 대기업 이상한 행태"

같은 날 이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갑질'로 논란을 빚은 대기업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요즘 우리는 유명 대기업 내부의 이상한 행태를 접하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그렇게 하면, 그 아래에서도 비슷한 일이 연달아 자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일대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직원들은 ‘갑질’ 총수 일가의 경영 일선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 총리는 또 직장인의 상당수가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다는 조사결과를 언급 "직장에서의 괴롭힘에도 세상을 위아래로만 보는 수직적, 단세포적 의식이 작동한 것"이라며 "이유가 어디에 있든지, 이런 상태로는 우리가 선진사회로 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상사들의 의식은 젊은 세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런 직장은 이제 지속가능하기 어렵다. 모든 직장인들, 특히 관리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