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경영 1년반…‘무거운 어깨’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과제 언제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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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경영 1년반…‘무거운 어깨’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과제 언제 풀까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07.1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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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2분기 실적도 흐릴 듯…주류부문 부진 탓
한 방 기대했던 ‘피츠’, 구원투수 대신 아픈 손가락 전락
업계 “맥주 종량세 개편되면 모를까 실적 불확실성 지속”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롯데주류가 지난해 2월부터 롯데칠성음료 음료 부문과 분리경영을 시작한지 어느덧 1년 반이 됐지만,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의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맥주 시장 안착’이라는 이 대표의 과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데다 주류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전체 실적까지 갉아먹고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지난 1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226억원과 86억원으로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주류부문이 적자전환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지난 1분기 1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7.7% 줄어든 1843억원을 나타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2분기 실적도 1분기에 이어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570억원, 152억원으로 추산된다.

주류 부문의 실적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주류 부문 중에서도 ‘맥주’ 사업이 골칫덩어리다. 특히 이종훈 대표에게 구원투수가 되어줄 줄 알았던 야심작 ‘피츠’마저 아픈 손가락이 됐다.

롯데주류는 2014년 맥주 공장을 신설하고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선보였다. 클라우드는 첫 출시 당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 식상함을 느꼈던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으나 2015년 말부터 판매량이 다시 줄기 시작했다.

클라우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롯데주류는 이에 대한 돌파구로 지난해 6월 여름 성수기에 맞춰 깔끔한 맛을 강조한 라거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를 야심차게 출시했다. 혹시라도 피츠가 한 방 터뜨려주길 바라는 기대감으로 맥주 2공장까지 가동하고 신제품 판촉 등을 위한 마케팅 비용을 대거 투입했다.

그 결과 피츠 수퍼클리어는 출시 한 달 만에 1500만병(330㎖ 기준)이 팔렸으며 현재 1년간 총 1억5000만병이 판매됐다. 우수한 품질과 영업·마케팅·홍보 활동에 힘입어 지속 성장하며 국내 맥주시장 안착에 성공했다고 롯데주류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다르다. 일각에서는 맥주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한편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비슷한 시기에 내놓은 신제품 ‘필라이트’ 덕분에 맥주 사업 부문의 부진을 털어내는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적 또한 계속 악화되고 있다. 대규모 증설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으로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고 있어서다.

이에 롯데주류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와 증설 투자에 따른 단기 실적 악화는 이미 예상했고 감안하고 있다”며 “아직 출시 1년밖에 되지 않았고 매출이 안 좋은 게 아니라 내부 목표대로 잘 흘러가고 있고 차차 잘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적자전환한 수익성을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종량세로 맥주 주세가 개편되면 영업 환경은 개선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맥주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가 유리한 업소용 시장은 수요가 정체되고 있고 비교적 성장성이 높은 가정용 시장에서는 가성비 높은 수입 맥주의 공격이 거세 실적 회복은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점진적인 개선세가 예상되나 2015~16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흑자 전환은 보수적으로 2020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가 현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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