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시간문제…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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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시간문제…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어쩌나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07.1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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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금융리스크 커질 듯
1500조원 육박한 가계 빚…자영업자 대출 ‘풍선효과’ 문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기준금리 인상이 시간문제가 됐다. 최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오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올해 예정된 8월과 10월, 11월 등 세 차례 금통위에서 금리를 조정할 기회가 있다. 그러나 15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7명 중 이일형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소수의견을 금리 인상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 위원은 한은 추천 몫 위원으로 한은 총재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해석되곤 한다. 이 때문에 조만간 금리가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오는 9월에 미국이 금리를 또 올리고 한미 금리 차가 더 벌어지면 금리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보다 우리가 0.5%포인트 낮은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하반기 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한미 간 금리 차가 최대 1.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 발표를 보면 금리 인상은 빨라야 4분기 이후가 될 확률이 크다”고 내다봤다.

내외 금리차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로 한은이 연내 금리를 올리면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 ‘뇌관’이 터질 수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 상환 불이행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의 기준금리차가 0.5%포인트까지 확대됐지만 한은은 지금껏 ‘금리동결’로 버틴 이유다.

실제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이미 시장금리는 상승한 상태다. 한은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 3.78%에서 지난 5월 4.56%까지 올라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가계신용통계 기준)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146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2010∼2014년 중 분기 평균인 7.1%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소득이나 자산 대비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 가파르다. 가계부채의 절대적인 양도 많지만 질도 나빠졌단 의미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4년 1분기 132.7%에서 2015년 3분기 140.2%, 2015년 3분기 150.5%, 2018년 1분기 160.1%로 뛰었다.

정부의 부동산담보대출 제한 등 가계부채 규제는 ‘풍선효과’로 이어져 자영업자 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은이 발표한 ‘6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증가세를 지속됐다. 은행 중소기업 대출은 한 달 전보다 2조4000억원 증가한 652조9000억원이었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2조원 늘어난 30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상반기 13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증가액이 27조8000억원이라는 점에서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로 돈줄이 묶인 가계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은 관계자는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 등이 늘어나고 있어 금융안정 관련 잠재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원회도 올 하반기 리스크 요인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꼽으며 제2금융권에 개인사업자 대출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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