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8일 추가 파업 여부 논의·현대중, 19~26일 추가 파업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최근 판매부진과 관세 문제 등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계가 노조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나 위기에 봉착했다. 매년 파업을 벌였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강행하면서 두 회사는 하반기 경영환경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와 조선업계 최대 노조인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3일 동시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1조 조합원들이 오전 9시부터, 2조 조합원들은 오후 5시 40분부터 6시간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전날 1조 2시간, 2조 4시간 파업을 단행하며 올해 처음이자 7년 연속 파업을 시작했다.
현대중 노조도 1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파업(점심시간 제외)을 실시했다. 이는 올해 첫 파업으로 조선업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 2014년부터 5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는 앞서 지난 2016년 7월 임금피크제 반대,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23년 만에 동시파업에 나선 바 있다. 두 노조는 올해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놓고 사측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자 파업을 강행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천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1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현대중 노조는 기본급을 지난해보다 14만6746원(7.9%) 올리고, 250% 이상의 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 동결과 경영 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안을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은 물론,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좋지 않기는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다. 2015~2016년 수주 절벽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해, 다음 달부터는 해양야드 가동이 중단된다. 회사는 당장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도 이들 회사 노조는 파업 태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중 노조는 오는 19일 오후 2시부터 24일 오후 5시까지 6일간 전면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 역시 오는 18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파업 여부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