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이례적으로 전격 공개했다.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번째 방북 이후 미 의회와 언론을 통해 나오는 '협상 회의론'을 타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아주 멋진 글. 아주 큰 진전 이뤄지는 중"이라는 글을 올리고 한글본과 영어본으로 돼 있는 친서를 첨부했다. 지난 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6일 방문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각하'라는 제목의 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를 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김 위원장은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 24일 전 싱가포르에서 있은 각하와의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깊은 려정의 시작으로 되었다"며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라고 했다.

이어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암시하는 북미협상 방식에 대해 김 위원장이 '독특한 방식'이라고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조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독특한 방식'은 뒤이어 나온 '북미관계 개선'을 동력으로 하는 비핵화와 체제보장 조치의 동시적 이행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라고 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세 부분인 평화로운 관계 구축, 안전 보장, 비핵화는 각각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비핵화와 함께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과 북미관계 개선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친서 공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미 의회와 주요 언론을 중심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북한-유엔사간 장성급 회담과 미사일 시험장 폐기 실무회담 등 후속 협상을 차질없이 추진토록 대북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음은 친서 전문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각하

    친애하는 대통령각하.'

    24일전 싱가포르에서 있은 각하와의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깊은 려정의 시작으로 되었습니다.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

    조미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것이라고 굳게 믿고있습니다.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합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2018년 7월6일
    평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