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혁신성장은 민간주도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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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혁신성장은 민간주도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정답이다
  •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김진형
  • 승인 2018.07.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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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매일일보] 최근 광주를 찾는 관광객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광주송정역 앞에 1913 송정역시장이다.

1913송정역시장이 광주의 명소로 자리 잡은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송정역 앞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등 몇 가지 요인이 작용 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카드 마케팅팀의 지원이다.

현대카드 마케팅팀은 시장이 시작 된 1913년을 시장이름에 넣고 가게마다 창업연도를 바닥에 새기는 등 기존의 송정역시장을 스토리가 있는 1913송정역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렇듯 전통시장에 대기업의 마케팅 기법이 적용된 1913송정역시장의 이야기는 앞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한 가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픈이노베이션은 무엇일까? 오픈이노베이션은 버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내·외부의 기술과 인력,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공동연구, 스타트업 투자, M&A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해외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는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구글 안드로이드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당초 구글에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벤처기업인 ‘안드로이드’에서 개발한 것으로 구글이 2005년 M&A를 통해 인수하고 구글의 기술력과 결합시켜 경쟁력 있는 모바일 기기용 개방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또한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기업인 텐센트는 40억 달러를 펀드로 조성하여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전자상거래 등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외 대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노력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사례는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창업기업들과의 융합이 대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대기업들은 대부분 계열사와 하도급 기업 내에서만 거래를 하는 등 폐쇄적 혁신을 통해 성장해 왔다. 폐쇄적혁신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한 점 등 장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오픈이노베이션으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실제 우리 대기업들도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따라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 있다.

일례로 SK의 경우 오픈이노베이션을 전면에 내걸고 창업기업들을 지원하는 센터를 만들어서 자금, 펀드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한국과 해외 4대 거점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한국 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는 8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다음카카오가 네비게이션 김기사를 개발한 록앤올 지분을 인수해 카카오 네비로 발전시킨 사례도 있다.

현재 정부 또한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해 대중소기업 공동연구를 위한 기술개발사업, M&A 활성화를 위한 펀드 운용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상생협력펀드 조성, 사내벤처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1986년에서 1988년에 3년 연속 경제성장율 10% 이상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 계속해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 또한 유명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1990년대에 만들어진 유명한 기업이 없다.

유일하게 네이버가 있는데 이도 시가 총액 30조원 내외에 불과하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1999년 구글, 1994년 아마존, 중국에서는 1998년 텐센트, 1999년 알리바바가 만들어졌고 이들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수백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폐쇄적 경제생태계를 벗어나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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