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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발사르탄 후폭풍…국내제약사 수백억대 피해 예상식약처 원료 조사 중…사태 장기화 시 손실 확대 가능성
지난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처방받은 약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고혈압약 ‘발사르탄’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제약업계에 수백억원대 피해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가 소비자들의 거센 지탄을 받으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여 직간접적인 피해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고혈압약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된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제약사 54곳의 직접 피해 규모가 연간 3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시장 및 데이터 분석 기업 한국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현재 판매정지에서 제외된 광동제약 엑스브이정 등을 뺀 나머지 의약품의 연간 판매규모는 약 333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앞서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고혈압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확인돼 제품회수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지난 7일 해당원료를 사용한 국내제품 219개 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가 2A군으로 분류한 물질로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후 환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식약처가 공개한 고혈압약 발암물질 리스트를 확인하려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공식 홈페이지는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기 복용자에 대한 피해보상’,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 등 청원글을 올리고 있다. 해당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18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된다.

제약업계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일각에서는 식약처 이번 조치에 대해 불만도 내비치고 있다. 식약처가 검증에 앞서 문제가 된 품목을 먼저 공개해 불안이 가중됐다는 목소리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 9일 판매를 중지한 고혈압약 219개 제품(82개사)을 점검한 결과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104개 제품(46개사)이 해당 물질을 함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이 제품들의 판매 중지를 해제했다.

향후 이번 발사르탄 후폭풍이 언제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아직 식약처가 국내 제약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 원료를 전부 수거해 실제 발암물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국산 의약품 원료 전체로 확대될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소 제약사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산 원료가 많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 다른 제품으로 처방이 변경되고 이를 다시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판매 중지 조치가 해제됐더라도 해당 제약사는 이미 신뢰도에 낙인이 찍힌 상황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부정적 인식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지예 기자  ahnjy@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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