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체
HOME 정치 외교·안보
설화(舌禍)에 계엄수사 배제까지...개각 앞두고 '송영무 사면초가'靑 "송 장관 조치 경위 두고 국방부와 의견 교환중" / 민감 시국에 '성문제' 말실수...야당 "스스로 거취 결정해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이한다. 사진은 지난 7월 10일 오후 국방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지시한 '독립수사단' 구성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윤슬기 김나현 기자] 군내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데도 여군 몸가짐을 운운하는가 하면 국방장관이 계엄령 문건수사에서 배제되는 초유의 사태를 부르는 등 비판을 자초한 송영무 국방장관이 결국 거취 논란에 휩싸였다. 조만간 개각을 앞두고 불거진 거취 논란이라 심상치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송 장관은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국방부는 11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을 수사할 독립수사단의 단장으로 공군의 전익수 대령을 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수사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이다. 전 대령은 송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를 벌인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송 장관으로서는 군 역사에 남는 사건을 초래한 사실상 장본인으로 불명예를 남기게 됐다. 송 장관이 넉달 전 문건을 확인한 뒤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송 장관을 두고 청와대의 수사지시를 무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기는 했지만 깔끔하지는 않았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국방부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도 없고 당연히 송 장관이 무시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송 장관이 보고를 받고 지금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위 등을 놓고 국방부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역시 국방부가 계엄령 문건 사건에 대한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송 장관은 지난 3월 말께 계엄령 실행검토 문건을 보고받았으나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문건을 폭로한 다음날인 지난 6일에서야 국방부 산하 검찰단을 동원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독립수사단' 특별지시도 송 장관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독립수사단으로부터 송 장관은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을 예정으로, 지휘권을 갖고 있는 장관이 이번 기무사 조사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된 것이다.

이번 계엄령 문건 사태는 송 장관의 이전 논란까지 함께 부각시키고 있다. 한반도 평화 무드에 맞춰 청와대는 국방개혁을 추진 중이지만 송 장관은 취임 이후 아직까지 개혁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준비 중인 개혁안이 청와대의 개혁 코드와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 실제 그가 내놓은 '국방개혁2.0'은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보고됐으나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지 못했다.

여기에 송 장관의 말실수는 갈수록 논란의 강도가 커지고 있다. 송 장관은 지난해 9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비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엄중 주의' 조치를 받는 등 설화가 끊이질 않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잇따라 장성들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여성들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공식사과하기도 했다. '미니스커트' 발언 논란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 시내에서 6만 명의 여성들이 성폭행 사건에 있어 남녀차별을 지적하며 거칠게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심각성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송 장관 사퇴론이 거세고 일고 있다. 이날 바른미래당은 "누구보다 앞서서 군대 내 성평등 가치를 주장하고 실천해야 할 장관의 입에서 결코 나와서는 안될 발언들이 반복되고 있다. 단순 사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김관영 원내대표)고 했다. 정의당은 계엄 문건 문제를 두고 "상식밖의 행동"(추혜선 수석대변인)이라며 책임추궁에 나섰다. 민주평화당에서는 노골적인 사퇴 요구가 나왔다. 설화와 관련해서는 "장관은 부적절한 발언에 사과하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조배숙 대표)는 말이, 계엄 문건과 관련해서는 "군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우고, 신뢰받는 군을 만들기 위해 송 장관이 국방사령탑을 더 이상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장병완 원내대표)는 말이 나왔다.

박숙현 기자  unon@m-i.kr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