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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벌레와의 전쟁 '곤혹' … 먹거리 불안감 언제 사라지나SNS·커뮤니티 등에서 소비자 문제 제기 빈번
화랑곡나방 등 일부 벌레 제조사가 막을 방법 없어
  • 김아라·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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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아라·안지예 기자] 식품업계가 수년째 끊이지 않는 이물질 논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동안 제조사 측은 대부분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방충 소재 포장재 개발 등 리스크 차단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농심과 식약처가 손잡고 개발한 친환경 방충 테이프와 접착제. 사진=식약처 제공.

대다수 식품업체 벌레 논란에 치명타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에 혼입된 이물질을 발견해 신고한 건수는 지난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3만건을 넘어섰다. 2016년 신고된 이물질 중 벌레가 1830건(34.3%)로 가장 많았다.

특히 벌레 중에서는 화랑곡나방 유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화랑곡나방은 식품 표면에 알을 낳으면 1~18일 안에 유충으로 부화하고, 안에서 먹이를 먹으면서 배설물을 토해놓는다. 번식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먹이만 있다면 건조한 곳에서도 1년 가까이 생존할 수 있어 금세 다른 식재료로 옮겨가곤 한다.

실제 대다수 식품업체가 화랑곡나방 유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1월 ‘가나초콜릿’ 제품에서 살아있는 애벌레가 무더기로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회사 측은 “문제가 된 제품은 2월에 제조가 된 제품으로, 11월에 살아있는 애벌레가 나온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앞서 지난 2008년에도 ‘에어셀’과 가나 초콜릿 등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이 발견됐다.

오리온도 지난해 10월 에너지바 제품에서 살아있는 애벌레가 여럿 발견됐다는 제보가 나왔다. 당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포장을 벗긴 에너지바에서 살아 움직이는 애벌레와 죽은 애벌레가 10마리가 넘었다고 주장했다.

농심에서는 짜파게티에서 나방이 발견됐고 둥지냉면에서 애벌레가 나왔다. 새우탕에서도 개미가 발견돼 소비자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2010년에도 새우탕과 육개장 사발면에서 각각 애벌레가 나왔다.

또 올해 농심켈로그는 파리가 혼입된 ‘라이스크리스피바 초코맛’ 제품을 수입·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2016년에도 ‘프링글스 사워크림&어니언’ 제품에서 도마뱀 사체 이물이 발견된 바 있으며, 말레이시아로부터 총 4410.12㎏ 수입된 이 제품은 판매 중단되고 회수 조치됐다.

오뚜기의 경우에는 곰팡이로 애를 먹고 있다. 김 모씨는 지난달 오뚜기밥 6개 묶음을 구입하고 오뚜기밥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중 악취가 나서 확인해본 결과 곰팡이가 발견됐다고 오리온 측에 전화했다. 김 모씨는 오뚜기 측으로부터 제조과정에서 공기가 들어가 곰팡이가 핀 것 같다면서 설명을 듣고 사과를 받았으나, 인터넷에 관련 검색을 한 결과 지난해에도 두 차례 있는 걸 확인하고선 공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고쳐야 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소비자고발센터에 고발했다. 오뚜기의 즉석밥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제보와 언론 보도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꾸준히 있었다. 종류도 푸른 곰팡이에서 붉은 곰팡이까지 다양하다.

CJ제일제당은 자사의 대표적인 냉동만두 제품에서 손톱 모양의 이물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소비자 A씨는 올해 1월 자신의 SNS를 통해 “‘비비고 왕교자’를 먹다가 손톱(모양의)이 나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억울한 제조사…방충 포장재 개발 나선다

이 같은 이물질과의 전쟁의 큰 문제는 이물질이 들어간 원인이 대부분 알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판정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소비자가 조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소비·유통단계에 혼입이 되거나 오인신고도 있다. 대부분 제조과정에서는 고온 등의 환경 때문에 벌레 혼입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따라서 식약처에서도 포장지까지 뚫고 들어가는 화랑곡나방과 같은 일부 벌레의 경우에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는 이유를 들어 업체에 대한 행정처분을 하고 있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사들이라고 열심히 제품을 만들었는데 굳이 관리 소홀로 벌레가 나와 비난을 당하고 싶겠느냐”며 “일부 벌레의 경우 유입을 막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곤충의 혼입은 대부분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점검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업계에선 천연 성분을 활용한 해충 퇴치 연구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농심은 식약처·나자현 고려대학교 교수와 함께 식품 방충 소재 개발에 참여했다. 이번에 개발된 방충 소재는 식품의 유통‧보관 과정에서 화랑곡나방 유충 등이 포장지를 뚫고 식품에 혼입되는 사례가 많은 것에 착안, 벌레가 기피하는 천연물질을 포장용 테이프와 접착제 등에 사용토록 개발됐다.

친환경 방충 소재로는 방충 효과가 가장 좋은 계피·감초·치자·오매 혼합물을 활용했으며, 벌레가 소포장 제품을 보관하는 대포장 박스 자체에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기피물질을 포장용 테이프와 접착제에 첨가했다.

실제 농심의 면류 제품 770만 상자 포장에 친환경 방충 소재를 첨가한 박스 테이프와 접착제를 활용한 결과 벌레 혼입으로 인한 소비자 신고 건수가 약 62%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책과제에 동참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고 이로 인해 식품업계 내 벌레 이물질 고충이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아직 개발 중으로 상용화되기까지 멀었지만 해당 사업의 효용성 여부 검증 등이 완료되면 제품 적용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벌레들이 기피하는 성분을 넣는 포장지 개발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외부 이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포장 재질은 전세계적으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약 개발이 된다면 비용과 상관없이 제품에 적용할 의향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아라·안지예 기자  ahnjy@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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