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타벅스 ‘돗자리 대란’…아쉬움 남긴 사은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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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타벅스 ‘돗자리 대란’…아쉬움 남긴 사은행사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7.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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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도대체 전국에 재고가 있긴 한 건가. 돗자리가 3만원이 넘는데 나중에 재고가 부족해 음료 쿠폰으로 대체한다고 하면 너무 화날 것 같다.” “예측과 준비가 부족하고 잠재적 고객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했다. 솔직히 희소성 때문에 더 갖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고 물량을 넉넉히 준비하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며칠 동안 주변에서는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가 속출했다. 스타벅스의 ‘마이 홀리데이 매트’ 이벤트에 참여했지만 증정품인 매트(돗자리)를 받지 못한 스타벅스 충성 고객들의 분통이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1일부터 프로모션 음료 3잔을 포함, 총 15잔의 음료를 마시고 스티커를 모으면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경품으로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경품을 받기 위해 스타벅스가 정한 음료 15잔을 모두 마시려면 약 8만원이 든다. 하지만 스티커를 모두 모으고도 재고 부족으로 매트를 받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났고 스타벅스는 추가 물량을 제작하고 증정 마감일도 지난 2일에서 다음달 13일까지로 변경했다.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일단 절대적인 물량 부족이었다. 다행히 스타벅스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별 재고를 조회할 수 있게 조치했지만 이마저도 재고 소진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음료 스티커를 모두 모은 고객들은 매트를 찾아 이 지역 저 지역을 원정했고 매장 앞은 이른 아침부터 긴 대기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스타벅스 측은 해당 행사가 이처럼 큰 인기를 얻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보다 물량도 2배 가량 늘렸음에도 재고가 금세 소진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수년 간 연말마다 이와 비슷한 형식의 플래너(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펼쳐온 스타벅스가 물량 준비에 차질을 빚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실망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또 있었다.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자 스타벅스 측은 원하는 고객에 한해 증정품 대신 무료 음료 쿠폰(Tall) 2장으로 대체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무료 쿠폰 2장은 가장 비싼 음료를 마신다고 해도 1만3800원 가량에 불과하지만 해당 매트의 판매가는 무려 3만1000원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서울 시내 여러 매장에서 매트 재고 여부를 묻자 파트너들은 “재고가 이미 오전에 다 나가 죄송하다”며 “어플을 통해 검색하시면 매장별 물량을 조회할 수 있다”고 스타벅스 특유의 친절함을 보여줬다. 본사의 미흡한 전략에 현장 파트너들의 서비스가 묻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었다.

스타벅스 측은 그동안 이같은 한정판 마케팅 행사가 수익 제고가 목적이 아닌 ‘고객 사은’의 차원에서 시행된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사은 행사가 아닌 소비자 우롱으로 느낀다면 진행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돗자리 대란’을 보며 소위 ‘호갱’이라는 말로 소비자를 탓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기업의 책임감 있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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