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뽑으면 자신도 다칠 수 있다”…‘할리 데이비슨’ 사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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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뽑으면 자신도 다칠 수 있다”…‘할리 데이비슨’ 사태의 의미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8.06.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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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황병준 팀장.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미국의 상징인 ‘할리 데이비슨’이 미국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충격적인 선언에 미국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할리 데이비슨이 미국인들에게 차지하는 정서적 역량감은 단순이 오토바이 제조업체가 아닌 그 이상의 ‘정신’이 배여 있기 때문이다.

할리 데이비슨을 벼랑 끝 결정으로 몰아넣은 것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보복 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고, 유럽과 중국 등이 일부 국가들은 맞보복을 대응했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가 미국의 기업들에게 돌아가면서 할리 데이비슨이 유럽으로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국을 떠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선언한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맹비난 쏟아 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고 그들은 결국에는 EU로 수출하는 데 관세를 물지 않게 될 것”이라며 “세금(관세)은 그저 할리의 변명일 뿐이다. 인내심을 가져라”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당신들을 위해 정말 많은 걸 해줬다”며 “할리데이비슨은 자신들의 성공을 만들어준 사람들과 함께 100% 미국에 머물러야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이후 사흘 내리 트위터를 통해 할리데이비스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EU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보복관세를 결정하면서 그 대상으로 할리데이비슨을 지목한 것이다.

유럽시장이 전체 판매의 16%를 차지하는 할리데이비슨의 입장에서 관세 폭등으로 인해 유럽에서 판매되는 오토바이 가격이 급격하게 뛰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자국으로 공장을 옮기라고 압박을 가했다.

여기에 미국과 무역을 펼치는 국가들에게 관세폭탄을 가하면서 자국의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 줬지만 되려 맞보복을 당하면서 자국의 기업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게리 로크 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해외 이전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 데이비슨을 위해 정의를 외쳤지만, 할리 데이비슨은 되레 호의를 거절하고 도망치는 태도를 보였다”며 “할리 데이비슨 사태는 미국이 상대를 아프게 하면 자신도 아플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인들에게 깨닫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 제2, 제3의 할리데이비슨이 나오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관세를 높이면서 자국의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 할수록 수출 기업들이 해외에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WSJ은 할리 데이비슨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관련국의 대응이 해외에서 사업을 영휘하고 있는 자국 기업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상대를 해(害)하기 위해 칼을 빼들면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의미를 트럼프는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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