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강도 낮은 보유세 개편안… “당장 시장변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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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강도 낮은 보유세 개편안… “당장 시장변화 없을 것”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8.06.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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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부담금 등으로 시장 조정 국면
전문가 “거래소강 상태 지속될 듯”…‘공시가격’에 촉각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겨냥해 발표된 보유세 개편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당장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도소득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등으로 이미 시장은 조정 국면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파장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이번 개편안 시나리오에서는 점진적인 세금 인상률 등이 다양하게 제시된 만큼 시장의 예상보다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다만 거래량이 지난 3월보다 70% 급감하는 등 거래가 끊긴 상태에서 입주 물량 증가, 여름 계절적 비수기 등이 겹쳐 주택시장은 거래 소강,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세 15억원 이하 1주택 소유자는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이 상승해도 증세 영향이 미미하고 다주택자의 경우도 임대사업자 등록 시 거주용 외 주택의 종부세 합산 배제로 증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가 및 다주택자가 밀집한 강남권 시장의 경우에도 이번 개편안 발표로 인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의 한 중개업자는 “세금 증가폭보다 시세 증가폭이 컸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으로 종부세 수백만원이 더 증가한다고 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은 종부세 보다는 시세를 반영한 공시가격 조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어나면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수는 있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들이 자산 처분보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절세 차원에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 등 가치 상승 여력이 충분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심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미 취득세와 양도세가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개편 시행 속도를 좀 더 늦추는 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집값 안정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시장이 침체된 상태에서 보유세 인상까지 현실화되면 심리적 부담감에 따른 주택 매매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 예상보다 보유세 강도가 크지 않을 경우 오히려 상가 임대료, 월세 등이 상승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주요국들에 비해 한국이 보유세가 낮다는 근거를 들어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OECD 국가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평균 1.1%인데 반해 한국은 0.8%로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보유세가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전체 세수 비중으로 살펴보면 보유세는 2015년 기준 3.2%로 OECD 평균 3.3%과 비슷한 수준이며 보유세에 거래세를 더한 재산과세의 경우 2016년 기준 GDP 대비 비중이 한국이 3.1%로 OECD 평균 1.9% 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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