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빅2 롯데·신라, 해외사업으로 눈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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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빅2 롯데·신라, 해외사업으로 눈 돌린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6.2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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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T1 사업권 고배…시내면세점 경쟁도 격화
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매장 모습. 사진=신라면세점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면세업계 양강인 롯데와 신라가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사업권 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국내 시장 지형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새 활로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모두 이번에 참여한 인천공항 T1 사업권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22일 T1 구역 DF1(향수·화장품, 탑승동), DF5(패션·잡화) 구역 최종 사업자에 모두 신세계가 선정되면서 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기게 된 상황이다. DF1과 DF5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9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 매출(14조5000억원) 기준 약 6%에 해당한다.

이로써 신세계면세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2.7%에서 향후 점유율이 18.7%까지 오르고, 다음달 신규 시내면세점 강남점이 문을 열면 올해 내 시장점유율은 2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 점유율 약 29.7%를 차지하고 있는 신라와의 격차도 단숨에 줄어든다. 한때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었던 롯데는 점유율이 35.9%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입찰은 앞서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문제로 사업장을 조기 반납하면서 이뤄졌다.

하반기엔 신규 시내면세점이 본격 개장하면서 국내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분위기다. 앞서 지난 2016년 정부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4개를 추가 발급했다. 이에 연내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 무역센터점,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 3곳이 추가로 개장하면 지난 2015년 말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올해 두 배가 넘는 13개로 늘어난다.

이처럼 경쟁자가 늘어나고 중국인 의존도까지 높은 시장 특성상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지난 30여 년간 업계 빅2를 굳건히 지켜온 롯데와 신라 입장에서는 시장 재편이 더욱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달 말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에서 영업을 시작해 해외매장 수를 7개로 늘린다. 또한 호주 면세점 사업자인 JR듀티프리 인수합병(M&A)도 추진하면서 세계 1위 사업자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다음달에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한다.

신라는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해외 시장에 투자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은 약 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이 정식 개장하면 올해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마카오 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면세점 등 총 5곳의 해외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롯데와 맞붙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약진으로 국내 시장 구도가 재편되면서 기존 강자였던 롯데와 신라 입장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 투자를 가속화해야하는 입장”이라면서 “신세계도 이번 T1 사업권을 따내면서 본격적인 해외 진출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보여 향후엔 해외시장에서도 3강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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