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350억 해킹 사태 무색, 가상화폐 일제히 상승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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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350억 해킹 사태 무색, 가상화폐 일제히 상승세…왜?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6.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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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투자자들, 매수 적기로 판단…‘이삭줍기’ 나서
전문가들, “해커들의 공격 안심할 수만은 없다” 지적
21일 빗썸에서 거래되는 주요 가상통화의 시세표. 사진=빗썸 홈페이지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대규모 해킹 사태가 무색하게 사이트 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21일 빗썸에 따르면 오후 1시53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같은 시간 대비 32만9000원(4.63%)오른 743만3000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역시 3만원(5.33%)오른 59만2000원에, 비트코인 캐시도 5만3000원(5.63%) 인상된 99만4000원이다. 이밖에 라이트코인, 대시, 모네로, 이더리움클래식 등 다른 가상화페 시세 역시 전일 같은 시간 대비 4~6% 인상된 가격에 거래됐다. 

앞서 빗썸은 지난 19일 리플을 비롯해 보유하고 있던 가상화폐 350억원어치를 해킹 당했다. 빗썸은 공지를 통해 “19일 오후 11시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2시간여가 지난 20일 오전 1시 30분에 입금 제한 조치를 한 뒤 자산 점검에 들어가 탈취 사실을 확인했다”며 “오전 9시 40분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사실을 신고하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각각 지난 11일과 20일 발생한 코인레일과 빗썸 가상화폐 유출사고에 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레일도 400억원가량의 가상화폐를 해킹 당한 바 있다. 

엎친 데 덮인 격으로 일각에서는 빗썸이 국내 거래소 중 가장 큰 금액으로 보험에 가입했으나 보험금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사이버 위험에 대비해 현대해상, 흥국화재에 모두 60억원 한도의 보험계약을 체결했지만, 정작 재산 피해 보상에는 가입하지 않은 것. 이번 해킹 피해로 인해 보험금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험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빗썸의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한 배경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빗썸에서 거래하는 한 투자자는 “어제(20일)의 경우 매수의 적기(해킹으로 인한 시세 하락)였다”면서 “이럴 경우 대부분 단타로 처리해 거래량이 더 활발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빗썸의 발 빠른 대응이 투자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줬다”고 답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 16일 오후 해커의 공격을 받아 가상통화 입금을 제한하고 서버 점검에 들어갔다. 고객들의 자산은 모두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외부 저장장치인 ‘콜드월렛’에 옮겼다. 이에 따라 본격 해킹이 시작된 20일 오전에는 회사 보유분만 털렸을 뿐 고객이 보유한 가상통화는 유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커들의 공격이 짧은 주기로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코일레일과 빗썸 모두 정부 점검에서 취약한 보안을 지적받은 가운데 이 같은 해킹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상화폐가 은행권에 버금가는 보안기술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제재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추적이 어렵고 실제 거래가 진행됐다면 코인 회수 가능성은 더욱 낮다”면서 “특히 거래소 스스로 금전적 보상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보상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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