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볼쇼이 극장을 물들인 축구황제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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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볼쇼이 극장을 물들인 축구황제 메시
  • 송병형 기자
  • 승인 2018.06.21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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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있던 13일 밤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볼쇼이 극장 외벽을 스크린 삼아 메시, 포그바 등 월드스타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공연장과 월드컵의 만남이었다. 볼쇼이 극장만이 아니다. 모스크바 곳곳에 축구와 예술이 결합된 콜라보레이션이 등장했다.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포츠와 예술. 하지만 실상 양자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인간 본연의 승부욕과 열정이 본질인 스포츠는 ‘순수’라는 코드를 예술과 공유한다.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갖춘 선수들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거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삶의 활력이자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게 하는 가치 있는 행위이다. 또한 스포츠와 예술은 설명하거나 표현하는 언어가 없이도 전 세계인에게 동일한 감동을 전하는데, 이는 곧 전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강력한 힘이다.

이에 실제 스포츠 업계에서는 예술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말 국립현대미술관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MMCA 런’ 행사가 있었다. 500명의 참가자가 국립현대미술관 근처 7km 코스를 달린 후 미술 전시를 관람했는데, 참가비 1만 원은 난민아동 회복을 위한 미술 프로그램에 전액 기부한다. 예술과 스포츠 활동은 물론 국제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동참하자는 의미를 담은 프로젝트였다. LPGA대회 우승자에게 키스 세례를 받는 우승 트로피가 예술 작품으로 수여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006년 김미현 선수가 품에 한가득 안았던 미국의 유리조형작가 데일치훌리의 ‘마끼아’,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국내 김병진 작가와 협업해 제작한 고려청자 모양의 ‘위너스 그린’이다.

반대로 예술가가 스포츠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작품도 있다.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랜티큘러 회화로 잘 알려진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 배준성의 작품에는 스포츠 연작이 있다. 그의 스포츠 연작에는 야구, 테니스, 축구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전체 페인팅 속 움직임이 가장 많은 곳에 랜티큘러 작업을 부분적으로 취하는데 배트를 스윙하거나 공을 차내는 움직임을 찾아보는 흥미가 상당하다. 실제로 스포츠 경기와 운동을 좋아하는 작가는 기아 타이거즈의 열렬한 팬이며 매주 주말마다 사회인 야구로 작업스트레스를 푼다. 최근에는 강원FC가 축구 행사와 함께 개최한 컬처 리믹스 프로젝트 일환의 사생대회 심사를 맡기도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 월드컵은 그 자체로 누구와 어디에서 응원할지 계획을 세우며 깊어지는 여름밤을 멋지게 보낼 수 있는 전 세계인의 특별한 이벤트가 되어 준다. 월드컵에 출전한 전 세계 모든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한다.

배준성_화가의 옷-슈팅보이_lenticular and oil on canvas_130.3x193.9cm_2016. 사진= 더트리니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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