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실은 어디로…업계·정부간 소모적 논쟁 속 흡연 피해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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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실은 어디로…업계·정부간 소모적 논쟁 속 흡연 피해만 는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06.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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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진실공방이 꺼지기는 커녕, 오히려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아이코스’를 생산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18일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못지않게 해롭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임상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타르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타르 무관설’을 강하게 주장했다.

앞서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로 전환한 사용자들이 일반 담배 흡연자에 비해 질병 발병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밝힌 데 대해 식약처가 국내 판매 중인 3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배출물의 타르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많고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며 유해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분석 결과를 두고 각자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하려는 담배업계와 정부의 싸움에 소비자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디에 귀를 기울여야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주변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기자 역시도 이들의 치열한 갑론을박에 당황스럽다. 담배 연기·냄새에 예민하고 이를 싫어하는 비흡연자로서 담배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인데, 궐련형 전자담배가 냄새도 거의 안나고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유해하다고 알려지면서 주변 애연가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권했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흡연자들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일반담배를 폈을 때보다 몸에서 반응부터가 다르고 냄새도 안나서 좋다고 하지만 지금은 판단조차 서지 않는다.

특히 소비자들의 의혹과 혼란스러움은 업계에서 상반된 반응을 보여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외 BAT도 “식약처의 분석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 대비 유해성분 배출량이 상당히 감소됐음에도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가 잠재적 유해성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놀랍고 이해하기 어렵다”며 적극 반발했다. 반면 KT&G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를 이해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적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공기업이었던 KT&G가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비겁하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책임하게 보여질 따름이다.

소모적인 논쟁 시간 속 흡연자, 간접흡연자들의 피해가 계속 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 흡연자 10명 중 1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타고 있는 상황이다. 진실이 중요하다. 그 이후는 소비자가 판단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의 이번 발표도 국민건강 보호 차원에서일 것이라고 믿는다. 하루 빨리 소모적인 논쟁을 그치고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건강증진에 힘써주길 바란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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