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전세계 철강 공급과잉, 한국 “고부가가치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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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전세계 철강 공급과잉, 한국 “고부가가치로 승부”
  • 박성수 기자
  • 승인 2018.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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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세계 철강생산 50% 차지…저가물량 공세 퍼부어
철강업계, 중국산 추격 뿌리치기 위해 고부가가치 집중
전세계 철강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중국 조강생산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매일일보 박성수 기자] 전세계 철강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한국 철강업계는 신강종 및 특수강종 개발을 중점으로 수익개선에 나서고 있다.

작년 전세계 조강 생산량은 16억8940만t을 기록했다. 이 중 중국이 8억3170만t으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 조강생산량은 2008년 이래 최대 생산량이다.

한국은 작년 7100만t을 생산하며 중국, 일본, 인도, 미국, 러시아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중국 조강생산량이 매년 늘어가면서 중국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자 전세계로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어 중국산 물량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철강업계는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철강시장에서 중국산의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은 작년 한국이 수입한 철강의 58%를 차지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기로 결정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수익을 높이면서 중국이 개발하지 못하는 특수강종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철강 3사,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수익 창출

포스코는 반세기 동안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로 자리 잡았으며 남은 50년에는 철강 뿐 아니라 미래 성장 산업에도 지속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2019년까지 미래성장산업에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철강산업 경쟁 심화,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 가속화에 대비한 '신(新) 중기전략'을 세워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면서 관련 제품 개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은 전기차다. 전기차 시장은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2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전세계 전기차는 370만대 수준이었으나 2030년에는 4대 중 한 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기가스틸과 고효율 전기강판 등 전기차용 철강 소재와 리튬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소재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뿐 아니라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을 개발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판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WP제품 판매량은 2014년 1000만t(판매 비중 30%)에서 지난해 1733만t(판매 비중 53.4%)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에는 WP제품 판매를 전체 판매 비중의 60%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제철 또한 친환경차용 부품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제철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충청남도 당진 송산 2산단에 수소전기자동차용 금속분리판 공장을 세우고 있다.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현대제철은 연간 8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현재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연간 1000대 규모의 금속분리판을 만들고 있다. 금속분리판은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 수소전기버스 등에 공급되고 있다.

여기에 성형성을 높인 사이드 아우터용 차강판 소재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용 극저온(-170℃) 보증 철근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특수강 사업은 2분기 중 '양산 전 초도품 승인보고서(ISIR)' 승인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가동률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어 새로운 강종 개발과 고급강 비중을 늘려 판매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상업 생산에 들어간 순천공장 NO.3 용융아연도금강판(CGL) 설비도 글로벌 자동차용 강판을 중심으로 조업 달성도를 높여 조업률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서식 등을 억제하는 항균 컬러강판 개발을 마치고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동국제강이 개발한 럭스틸.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약 1년간의 연구 끝에 항균 컬러강판 개발을 완료하고 럭스틸의 서브 브랜드인 ‘럭스틸 바이오 코트’를 런칭해 6월부터 판매를 위한 생산에 돌입했다. 기존에는 항균 컬러 강판을 표방하는 유사 제품은 시장에 존재했으나 자체 실험 결과에 의존한 제품이 대부분이었으며, 엄격한 세계 기준의 공식 인증을 받은 제품은 국내에 없었다.

럭스틸 바이오 코트 제품은 세계 최초로 항균 엘리베이터 방화문에 활용될 예정이며, 이 외에도 일반 건축 내장재, 제약회사, 반도체 공장, 식품 공장 등 생활과 밀접하거나 세균에 민감한 공간에 폭넓게 적용된다. 특수 처리를 통해 단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턴의 프린트가 가능해 디자인까지 고려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6월 한국을 포함한 태국, 중국, 영국, 호주 등 5개국의 10여개 고객사 공급을 시작으로 국내 및 해외 시장의 항균 컬러강판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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