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그로기에 입법부 실종...국정 한 축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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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그로기에 입법부 실종...국정 한 축 무너졌다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6.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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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중단에 한국당 논평조차 못내 / 갈길 바쁜 당청 한숨만 "갑갑하고 속 터진다"
6월 임시국회도 본회의 한번 열지 못한 채 회기가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당장 남북협력, 일자리 정책, 최저임금 등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해 국회가 이를 처리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6월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지방선거 대참패로 야당이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빠지면서 국회의 활동도 올스톱 상태다. 야당의 내부 수습이 언제 가능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 국정의 한 축인 입법부가 기능을 상실하면서 대승으로 기뻐해야할 여권도 패닉상태다. 한반도 평화, 일자리 쇼크, 최저임금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혼자서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정세균 전 의장 고별 회동이 열린 지난달 21일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의 한 달째 국회 파행이 지속되고 있는 셈인데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압승과 야당의 참패에 따른 후폭풍이 더해지면서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문제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들이 쌓여있다는 것. 당장 남북‧북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민주당이 추진했던 판문점선언 지지결의안은 물론 조만간 국회에 제출되는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도 처리해야 한다. 또 20대 국회 후반기를 이끌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원 구성)도 남았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상가임대차보호법, 청년고용촉진법 등 일자리 창출 법안, 행정규제기본법 등 규제혁신 5법도 처리해야 하고, 한반도 평화 문제를 논의할 남북특별위원회 구성에도 야권과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패배 수습이 언제 마무리 될지 미지수란 점에서 여당의 시름이 깊다. '중앙당 해체'를 선언한 한국당은 혁신 작업을 두고 하루 만에 당이 또다시 내홍 양상을 보이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이날부터 워크샵을 떠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때문에 당장 논의를 할 상대방이 없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이 25일 원내대표를 선출하니 그때까지 (협상을) 할 수가 없다. 한국당도 어찌될지 모른다. 상황이 갑갑하고 속이 터진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원내대책회의에서 "제헌절까지 국회 정상화를 못하는 일이 있을까 걱정스럽다. 한국당이 어려움이 있지만 국회 정상화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청와대 역시 고심이 깊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등 '포스트 북미'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초당적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 역시 협상을 진행할 상대가 없어 향후 협치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날 리더십 공백 상태인 한국당은 한미훈련 중단에 대한 입장조차 발표하지 못했다.

향후 제기될 수 있는 개각 가능성도 청와대의 고민을 더한다.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각설에 하마평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앞으로 진행될 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경찰청장에 내정된 민갑룡 경찰청 차장의 인사청문회 절차도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더욱이 청와대는 조만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 내용에 따라 일부 개정 사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여야 협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청와대는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며 협치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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