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임원 34%가 ‘상고’ 출신…‘우리은행은 5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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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임원 34%가 ‘상고’ 출신…‘우리은행은 50% 넘어’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8.06.19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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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91명 임원 중 상고·공고 출신 31명
우리은행, 임원 절반이 ‘상고’ 졸업
4대 시중은행 임원급 출신고교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각 사.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올해 1분기(1월~3월)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임원(은행장·부행장·상무·전무급 포함)에 ‘상업고등학교’ 출신들이 포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의 경우 상고 출신 임원이 50%가 넘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분기 공시보고서를 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임원 총 91명의 출신고교를 분석한 결과 총 34.06%(31명)이 상고 출신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임원의 30% 이상이 상고를 졸업했다.

먼저 국민은행은 20명의 임원 중 오평섭 고객전략그룹 부행장, 오보열 CIB고객그룹 전무가 광주상고 출신으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선후배 사이고 김남일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는 강릉상고, 이환주 개인고객그룹 상무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병화 기업·대기업 그룹 부행장(덕수상고)·이기준 여신심사그룹 부행장(덕수상고)·서춘석 디지털그룹 부행장(덕수상고)·윤상돈 부행장보(광신상고)·김창성 영업추진2그룹 부행장보(경기상고)·이명구 ICT그룹 부행장보(덕수상고) 등이 상고 출신이다.

하나은행도 상고 출신 임원이 전체 임원 27명 중 9명(33.33%)으로 △함영주 은행장(강경상고)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겸 미래금융R&D본부 부행장(선린인터넷고) △김인석 기업사업본부 전무(강경상고) △박의수 경인영업본부 전무(전북기계공고) △박지환 기업영업그룹 전무(청주상고) △백미경 소비자보호본부 전무(성동글로벌경영고) △이태수 기관사업본부 전무(대구상고) △이호성 중앙영업그룹 전무(대구중앙상고) 등을 졸업했다. 특히 배기주 IB사업단 전무의 경우 검정고시로 고교 과정을 마치고 한남대를 졸업한 후 하나은행에 입사 대기업금융본부 RMㅂ장과 신용관리팀장, 하나금융투자 리스크관리본부 상무를 거쳤다.

또 한준성 부행장은 상고를 졸업한 후 1987년 국민은행에 입행, 1992년 하나은행으로 옮겨 은행권 부행장 중 최연소라는 타이틀과 함께 상고 출신의 입지적인 인물로 불린다. 지난 2006년 신사업기획부장을 맡은 이후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래금융사업본부장(전무) 등을 차례로 역임하며 신사업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4대 시중은행 중 상고 출신 임원이 54.54%(12명)로 가장 많았다. 김선규 여신지원그룹 부행장·김영배 외환그룹 부행장·최홍식 차세대ICT 구축단 상무가 대구상고 동문이고 허정진 기관그룹 겸 정보보호단 집행부행장과 박화재 업무지원그룹 상무가 광주상고 선후배 사이다.

출신학교별로는 광주상고와 선린상고(현 선린인터넷고), 대구상고 출신이 각각 4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공업고등학교 출신의 경우에는 박의수 하나은행 전무(전북기계공고)와 이대진 우리은행 상무(울산공고)가 있었다.

은행장 중에서는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강경상고를 졸업한 후 서울은행의 행원으로 시작해 재직 중 단국대 회계학과 야간과정을 졸업한 후 하나은행 남부지역본부장, 부행장보,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은행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렇듯 4대 시중은행에서 상고 출신 임원들이 많은 이유는 과거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에 유리한 금융권 진출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학 진학을 하며 소위 명문대 출신간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지만 은행권에 상고 출신들이 주요 요직에 다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핵심 인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채용비리로 얼룩졌던 은행권 내부에서 인사고과시 특정 대학 출신보다는 업무성과와 실력을 위주로 평가하겠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상고 출신 임원들이 포진하면서 학력의 편견을 깨고 실력만 있으면 고위직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들이 은행 내부에 퍼지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학벌이 아니라 성과와 리더십 등 실무평가를 인사고과에 많이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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