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신용대출 잔액 빠른 속도로 급증…1년간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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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신용대출 잔액 빠른 속도로 급증…1년간 43%↑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6.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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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기 속 취약계층 부담 가중 우려…자영업자 대출도↑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등의 대출 잔액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우려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등의 대출 잔액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연내 6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기 가운데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계대출 부실화의 ‘뇌관’으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약 53조68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보다 43.43%(16조3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6년 8월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40조원, 올해 3월 50조원을 넘어섰다. 이 속도라면 연내 60조원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기타대출은 204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규모는 지난달 100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자영업자의 은행대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300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증가속도도 역대 가장 빠르다. 올해 1∼5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11조3000억원으로,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이처럼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이유는 이들 대출이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하면 자금 융통이 쉽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은행 측의 설명이다. 서울 등 투기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집값의 40%에 묶여있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전세보증금의 80%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용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빌린다.

또한 최근에는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자금을 메우는 사례도 부쩍 많아졌고 가계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빌리면서 규모 증가에 일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출의 잔액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면서 가계대출 부실화의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대출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대출금리가 오르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약한 고리부터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5일 금융시장 전문가들과 조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상대적 증가세가 높은 개인사업자·신용·전세 대출 등을 금융시장 위험요인으로 꼽으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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