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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후폭풍] '선거 참패' 한국당 홍준표 사퇴 "모두 내 잘못"단 두 문장으로 대표직 사퇴 / 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퇴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내대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했다. 홍 대표는 14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모두 내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는 비교적 짧은 사퇴 표명을 끝으로 자리를 떠났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사상 유례없이 여당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을 가져가는 완승을 거둔 반면 제1 야당인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TK) 2곳을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표심은 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심판'이었고, 그 가운데 '한국당=홍준표'라는 공식이 적용된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민주당 우위의 여론조사를 부정하는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최소 6곳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었다. 홍 대표에게 있어 이번 선거 결과의 승패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였던 셈이다.

특히 일부 지역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 유세를 기피하는 등 최근 당내 홍 대표에 대한 반발 기류는 당 전반에 퍼져나가는 양상을 띄었음에도 그가 선거를 진두지휘할 수 있었던 건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그의 공언 때문이었다.

그리고 전날 홍 대표는 한국당 종합상황실에서 지상파 3사(KBS, MBC, SBS)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HE BUCK STOPS HERE!"라는 글을 올려 사실상 대표직 사퇴를 암시했다.

이 문장은 포커에서 유래,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는 뜻으로 정치인들이 유세를 할 때 많이 사용한다.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갑자기 사망하고 대통령이 된 해리 트루먼이 해당 문구를 자신의 책상에 새겨두고 매일 그 의미를 되새겼다고도 알려졌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들이 당 쇄신을 촉구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을 때도 이 문구를 인용했었다.

반면 홍 대표의 이날 사퇴 발표가 그의 백의종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대표가 앞서 3월 자신의 임기가 2019년 7월까지인데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사실상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겠다는 뜻을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TBS 교통방성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홍 대표가 이번에 사퇴는 하지만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재출마를 예측했다.

만약 홍 대표가 조기 전대에 참여하면 그동안 자신의 사퇴를 주장하던 당내 중진들과의 당권을 놓고 원점에서 싸워야 한다. 현재 거론되는 대표 주자로는 이주영·나경원·심재철·정우택·정진석 의원 등 반홍파(반홍준표)인 당내 4선 이상 중진들을 비롯해 지난 4월 23일 정계복귀를 선언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박규리 기자  love9361@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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