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두산 주류BG 매각설 ‘또…’ 모락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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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두산 주류BG 매각설 ‘또…’ 모락모락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7.07.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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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류업 손 떼나…쉽게 현금 확보할 수 있는 주류업 매각 소문에 무게 실려

구체적 정황 포착되지 않아, 두산측 ‘강력 부인’
업계 “OB맥주 정리했던 것 감안하면 가능성…”

[154호 경제] 두산그룹이 매각설에 휘말렸다. 소문의 핵심은 두산이 처음처럼을 앞세운 (주)두산주류BG(Business Group)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현재 주류업계에 돌고 있는 소문의 ‘일순위’는 누가 뭐래도 두산의 주류사업 매각이다. 두산그룹은 오는 2008년까지 부채비율을 200% 미만으로 낮춰 지주회사 체제로 본격 전환할 예정이다.

그래서 주류업 매각설은 일정부분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업계는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경영권 분쟁, 분식회계 등으로 무너진 기업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것도 있지만, 경영개선 성격도 짙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현재 매각이 예상되는 업체들에 대한 M&A 추진을 여러차례 언명해왔던터라 쉽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주류업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산이 주류업에 손을 떼는, 그러니까 (주)두산주류BG 매각이 성사될 경우 업계 판도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이기 때문에 두산은 이 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두산은 현재 소주(처음처럼), 위스키(피어스클럽), 와인(마주앙), 매실주(설중매), 청주(백화) 등 맥주를 제외한 주류 사업을 전개 중이다.

(주)두산주류BG에 대한 인력 및 사업조정 착수에 대한 소문의 원인은 ‘수익성 저조’가 발단이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쯤 두산의 소주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과 달리, 수익률이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비해 올해 수익률 갈수록 저조?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 ‘처음처럼’의 첫 출시 당시 두산은 “시장 점유율을 18%까지 끌어 올린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 이를 수정해 15%로 하향 조정했고(지난해 12월 전국 소주 시장의 13.7% 차지) 현재 월 평균 11%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두산에 따르면 월 판매량 100만 상자를 돌파해야 전국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11%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지난해 6월 기준).

그러나 두산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실정이라고 보는 게 맞다. 주류공업협회 자료(지난 6월 기준)에 따르면 두산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3월 11.4%를 기록한 이후 4월에 10.8%로 하락했다. 5월에는 다시 14.5%로 대폭 상승했다. 문제는 지난 6월.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6월 판매량이 크게 떨어져(63만상자 추정) 전체 시장 점유율 7%(추정)대로 무너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체적 정황 드러나지 않아, 두산 “검토해 본 적 없다”

두산의 주류 사업 매각설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고 두산에서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측은 “주류BG 매각에 대해 전혀 검토해 본 적도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업계 전문가는 거의 없다. 두산의 주류BG 매각설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1월 미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의 제임스 비모스키(53)씨를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했는데, 그가 1992년부터 시작된 두산 구조조정의 주역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주류BG 매각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됐다.

이를 뒷받침하듯 두산그룹은 외견상 글로벌 중공업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두산그룹 전체 매출에서 두산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8.8%에서 84.3%로 늘어난 상태다. 그룹의 핵심사업이 ‘불황에 민감한’ 기존의 소비재 분야에서 산업설비 분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업계 “소비재사업 정리 불가피할 것”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 내에서 소비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재사업 정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두산은 지난해부터 “이름을 빼고 다 바꾼다”며 그룹구조를 재편 중이다. 말은 거창해보이지만, 쉽게 말하면 음료와 주류부문부터 팔아치우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두산은 지난해 말 ‘종가집 김치’를 매각해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두산그룹이 식품사업을 대상그룹에 매각한 이후, ‘주류사업까지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은 이 때부터 구체적으로 그 윤곽을 그리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업계에선 두산그룹의 모태나 마찬가지인 OB맥주를 정리했던 점을 감안, 주류BG 매각은 충분히 가능성있는 사안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두산은 간판기업이었던 OB맥주가 지난 1995년말 시장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그룹 전체적인 현금흐름을 나빠지게 하자, 1996년 OB맥주 영등포공장 부지도 처분했고 2001년에는 지분(45%)까지도 정리한 바 있다. 두산이 OB맥주를 버리면서 당시 모은 돈은 18억으로 알려졌다.

“두산 올해 소주 매출 증가할 것” 분석도

하지만 다른 한쪽의 얘기를 들어보면 매각설이 꼭 설득력을 얻는 것만은 아니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산의 올해 소주매출은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상승과 가격 인상 효과로 지난해보다 37%에 증가해 전체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전형적인 내수산업인 주류업을 두산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매각 소식에 정통한 한 경제전문 기자 역시 “매각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산의 지주회사 전환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돼, 이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현재 소주를 취급하지 않고 있는 주류업체들이 참이슬보다는 여전히 열세에 있지만 ‘소주전쟁’의 또 다른 축으로 급성장한 ‘처음처럼’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두산의 ‘결단’만 내려진다면 매각 자체는 급진전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두산주류BG가 매각될 경우 인수업체로는 롯데와 CJ 등이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들은 한결 같이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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