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스피 3000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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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스피 3000의 조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06.0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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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연초 이후 2500선을 향해 달리던 코스피가 수 개월 째 2400선에서 답보상태다. 상반기 코스피가 동력을 상실한 이유로는 대외적으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고유가·고금리·고달러 등 일명 3고 부담이 더해진 결과인데 여기에 무역 분쟁 등의 불확실성까지 맞물려 코스피 상승을 제한했다.

다만 수급상황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면서 지난달 외국인 자금은 5348억원으로 1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3고 부담도 완화하고 중국 A주 MSCI 편입 악재 소멸하고, 원·달러 환율도 1080원 수준까지 반등했다. 주가 하락과 더불어 외국인 투자자들 관점에서 상반기보단 코스피 가격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기업의 영업이익 상승폭이 지난해 비해 다소 둔화기에 접어 들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사 544곳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액은 463조89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8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42조8026억원)과 당기순이익(32조8337억원)은 작년 1분기 대비 각각 9.96%, 2.63% 늘었다. 이 중 삼성전자를 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도체 호황으로 고공 행진 중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분기 성적표는 다소 초라하다. 이번에 분석한 코스피 상장사 544곳 매출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코스피 상장 기업의 매출액은 2.89%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43%, 13.0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작년에 비해서 실적 증가 폭이 줄었다. 2017년은 연간 기준(533기업)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9.96%, 28.17%, 40.12% 늘었다.

역시 반도체 등 일부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올해도 지속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제한했다.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기업 실적이 아닌 일부 테마주로 수급이 이어졌다는 점을 봐도 상장사 영업이익 개선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낮아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를 종합했을 때 확실히 최근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졌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물론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내다봤을 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미중 무역협상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환율조정과 시장개방으로 이어지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정말로 무역전쟁이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미국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최근 재계의 지배구조 개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에 긍정적이다.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율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한국의 출자 구조는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중 하나다. 다만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정리는 단기적으로는 수급 부담 요인이나, 길게 보면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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