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 “사회적기업 인증제 전면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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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연 “사회적기업 인증제 전면 개선해야”
  • 이한재 기자
  • 승인 2018.05.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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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활성화정책 불구, 소셜벤처 생태계 열악해
최세경 중소기업 연구위원 보고서 발표

[매일일보 이한재 기자] 열악한 국내 소셜벤처 생태계를 개선하려면 사회적 목적 사업 분야의 창업초기활동을 장려하고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중소기업연구원의 최세경 연구위원은 ‘국내 소셜벤처 생태계 진단과 해외 정책 사례’ 연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소셜벤처는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며 “하지만 국내 소셜벤처 생태계의 현주소는 아직까지 열악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창업초기활동에서 건강‧교육‧사회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6%로 미국(19.7%), 영국(19.4%), 독일(29.0%) 등에 비해 저조했다.

또한, 임팩트투자는 소셜벤처의 중요한 자금원이 되는데 국내 임팩트투자 시장규모는 약 539억원으로 15.2조원 세계 규모의 0.35%에 불과했다. 약 2968억원 규모의 영국 시장과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이다. 임팩트투자를 소셜벤처에 중개해주는 민간 임팩트투자 중개지원기관은 20개 정도로 대부분 자금규모가 작은 법인형 개인엔젤이다.

최 연구원은 영국, 독일, 미국 등 주요 국가들과 달리 국내에만 있는 사회적기업 인증제도 역시 국내 소셜벤처 생태계 형성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사회적기업은 인증을 받아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재정‧세제지원 남용을 막기 위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며 “소셜벤처는 포괄되기 어려워 정부 지원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임팩트투자 도매은행인 빅서사이어티캐피털(Big Society Capital)을 설립하고 6억파운드를 조성해 민간투자기관에 시드머니로 투자한다. 미국은 ‘임팩트투자펀드’를 조성해 2013년부터 매년 1.5억달러씩 민간투자기관에 공급하고, 호주는 2010년부터 총 2억달러의 ‘사회적기업 발전과 투자펀드’를 조성해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에 융자해 준다. 독일은 2012년부터 독일재건은행(KfW)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최대 20만유로까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은 임팩트투자의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는 소셜벤처 전문의 민간 중개지원기관을 적극 육성하고 있었다. 영국은 ‘소셜인큐베이터펀드’를 조성해 전국 10개의 소셜벤처 전문 인큐베이터를 지원한다. 미국은 환경, 에너지, 지역경제 개발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민간 액셀러레이터를 선정해 자금을 지원한다. 캐나다 온타리오 정부는 대기업과 함께 중개지원기관 소셜벤처커넥션(SVX)을 설립해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소셜벤처를 발굴하고 1억 달러 이상의 임팩트투자를 연계했다.

한국 정부도 올해 ‘소셜임팩트투자펀드’를 1200억원 조성하고 향후 이를 5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소셜벤처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소셜벤처 맞춤형 보증을 공급한다. 다양한 자금을 마중물로 공급해 국내 임팩트투자 민간시장을 촉진하려는 계획이다.

이에 최 연구원은 “정책 실효성을 높이려면 임팩트투자의 수요와 공급을 장려하고 다양한 중개지원기관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임팩트투자의 대상이 되는 유망 소셜벤처를 발굴해 투자유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수요를 촉진하고, 기존 벤처투자와 다른 임팩트투자 세제혜택 조치를 통해 공급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그는 “소셜벤처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다양한 기업형태가 포괄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며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지원은 기업활동 특성과 성장단계를 고려해 중소기업 육성의 틀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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