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반포현대 ‘’재건축 예정대로’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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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반포현대 ‘’재건축 예정대로’를 보며
  • 송경남 기자
  • 승인 2018.05.2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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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남 건설사회부장

[매일일보 송경남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가 1억3000여만원의 부담금(예정)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은 지난 24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참석 조합원 과반의 찬성으로 재건축 사업을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은 이날 총회를 바탕으로 이번 주 중에 이사회를, 또 오는 7월 초 관리처분계획을 재인가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포현대는 1987년 6월 입주가 이뤄진 아파트다, 지상 최고 10층, 1개동, 전용면적 84㎡ 80가구의 작은 단지다. 이 단지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올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부활된 이후 부담금을 내게 되는 첫 번째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반포현대의 조과이익 부담금에 따라 다른 재건축 단지들의 예상금액도 가늠할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초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1인당 850만원의 초과이익 부담금이 예상된다고 서초구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보완을 요구했고, 이에 조합은 주변시세를 반영해 약 7000만원 수준의 부담금을 재산정해 제출했다. 하지만 서초구청은 최종적으로 1인당 평균 부담금을 1억3569만원으로 산정해 조합에 통지했다. 국토부도 자료를 내어 “반포현대 조합원은 정상 주택 가격 상승분에 더해 2억원가량의 초과이익도 얻을 수 있다”며 서초구청의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국토부는 올해 1월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20개를 대상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을 추정한 결과, 강남4구의 경우 조합원 1인당 평균 4억4000만원, 최대 8억4000만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국토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재건축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엄포를 놓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포현대 부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결정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이번 일을 계기로 재건축 사업이 올스톱 되어 당분간 서울에서 신규 아파트를 구경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반포현대 조합원들은 다수의 예상과는 다른 결론을 냈다. 단지 규모가 작아서 일수도, 강남권 치고는 개발이익이 많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노후화된 아파트가 주는 생활의 불편함을 더 이상 참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또 최근 집값 안정세를 고려해 볼 때 준공 후 실제 부과되는 부담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마감재 수준을 높이고 지하 주차장을 늘리는 방법으로 공사비를 줄여 부담금을 최대한 낮추는 방법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반포현대 조합원들이 1억원가량을 추가 부담하면서까지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재건축이 끝나면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집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집을 활용해 재산가치를 늘리는 것이 가장 쉬운 재테크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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