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점주들 “본사 폭리 고발”…본사 “부당이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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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점주들 “본사 폭리 고발”…본사 “부당이득 없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05.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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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협의회, 기자회견 열고 가맹점 공급원가 인하 등 요구
본사 측 “대화 없는 단체행동 유감…가격인상을 위한 가맹점 단합”
23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 BHC치킨 가맹점 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사진=안지예 기자.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hc 가맹점주들이 본사가 높은 영업이익 속 점주들을 대상으로 ‘착취 경영’을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하지만 본사는 결국 점주들의 속내는 가격 인상 요구라고 맞서면서 점주와 본부 간 갈등의 골이 심화될 조짐이다.

bhc 가맹점협의회는 23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협의회 설립총회를 개최, 본사가 점주는 뒷전인 채 이익 늘리기에 급급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요 품목 공급원가 인하 △2015년부터 거둬들인 부당이익내역 공개 및 반환 △부당한 갑질행위 중단 △외국계 사모펀드 자금 내역 공개 △박현종 회장 등 주요 관계자에 대한 주식공여 및 배당내역 공개 등 10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협의회 측은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고 있는 bhc 본사는 최근 몇 년간 전례가 없는 업계 최고의 성장을 달성했다”며 “매출뿐 아니라 이익률도 독보적인 수준으로, 업계 상위 3개사 중 BHC의 영업이익률은 나머지 2개사에 비해 3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점주들은 본사는 이처럼 나날이 발전했지만 가맹점 형편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협의회 측은 공급 품목의 원가가 경쟁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게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품질이 비슷하거나 때로는 더 떨어지는 품목을 더 비싸게 구매하도록 강제했다는 이유에서다.

협의회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와 신선육이 타 경쟁사와 비교해 가격이 높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해바라기유 가격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해바라기유 가격이 지난 2012년 1kg에 1437원에서 지난해 6월 908원까지 지속 하락했지만 가맹점 공급가는 약 6만7000원대(VAT 포함)에서 변동이 없다는 게 협의회 측 입장이다.

진정호 가맹점 협의회 임시 협의의장은 “점주들은 가격 인상이나 배달료 인상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회사가 본부자재 가격을 공개하고 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특정 마진율을 제공하는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본사 측은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점주들이 그동안 가격인상 요구를 끊임없이 해왔다고 정면 반박했다. bhc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가맹본부로서 가맹점 점주 협의회 구성을 적극 권장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원가와 이익을 문제 삼아 갑자기 일방적인 단체행동을 벌인 데 대해선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bhc 측은 “가맹본부의 수익은 투명경영과 효율적인 시스템 경영의 결과”라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계열사를 설립해 중간 마진을 남기고 이익을 분산시키는 등의 행위를 절대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주요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고도 설명했다. 본사 측은 지난달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30억을 지원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해바라기유와 신선육 공급가가 높다는 데 대해선 “일반 해바라기유와 당사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단순히 가격 비교는 비합리적”이라며 “bhc치킨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타 브랜드와 비교했을 시 고가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신선육도 공급가 시장시세에 맞게 유동적이며 브랜드마다 가공과정이 달라 단순히 타사와 비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오히려 대화를 거부한 쪽은 점주 측이라는 게 본사 주장이다. bhc 관계자는 “현재 전국 곳곳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고 며칠 전에도 주요 경영진이 직접 협의회 측을 찾아갔지만 협의회에서 대화를 거부했다”며 “협의회 구성은 점주들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극단적 상황이 벌어져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bhc 가맹점주와 본부 간 갑질 논란은 갈수록 악화되는 영업환경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가맹점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지만 여론의 거센 반발에 가격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수익을 나누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료 책정 이슈만 봐도 치킨업체들이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을 알 수 있다”며 “프랜차이즈 전반적으로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가장 쉬운 해법은 가격 인상이지만 반대 여론이 거센 만큼 가맹본부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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