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 담은 트럼프 모델'로 진화 나선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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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 담은 트럼프 모델'로 진화 나선 백악관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8.05.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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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회담 취소 엄포에 美 "예상했던 일...트럼프는 협상의 달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는 북한의 경고에 미 백악관이 대북 신중론으로 급선회했다. 가장 강경한 발언으로 북한의 반발을 샀던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고수한다고만 했을 뿐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16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전화를 통해 북한의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입장 발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화통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에서조차 (북한이 이러는 배경을)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모든 것들이 가능한 일"이라며 "우리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지만, 우리는 북한의 CVID라는 그 회담의 목적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백악관은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리비아 모델'에 선을 긋고 '트럼프 모델'을 대안으로 꺼내들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비핵화 방식에 있어) 정해진 틀은 없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선비핵화-후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이 미국의 확정된 방침이 아닌 북한과의 협상용 카드였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17일 북한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한과의 사전협상에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및 핵 관련 물질, 그리고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일부를 6개월 안에 국외로 반출하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맞서 북한이 기선을 잡기 위해 남북고위급회담 중단과 북미정상회담 재고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미 간 기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북측 엄포에 대해 "완전히 예상했던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협상에 매우 익숙하고 준비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만나길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16일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국회 행사 발언 등을 이유로 이날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했으며,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재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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