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6선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입법부를 이끌 국회의장 후보로 16일 선출됐다. 원내 제1당의 후보가 국회의장에 오르는 만큼 사실상 국회의장 확정이나 다름없다. 문 의원은 대표적인 친문 정치인으로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자 경선에서 총 116표 중 67표(57.8%)를 얻어, 47표(40.5%)를 받은 박병석 의원을 20표 차로 제쳤다. 나머지 2표는 무효로 분류됐다.
문 의원은 당선 직후 “국회는 민주주의 꽃이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며 "여야가 지금처럼 서로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역지사지는커녕 죽기 살기로 싸우기만 하면 공멸이 기다린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회는 역동적이고 기운차야 하고, 여야가 건강한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견제해야 한다"며 "국민은 격조 있는 국회를 원한다. 신뢰가 살아있는 국회,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이 원내대표로 뽑힌데 이어 같은 계파로 거론되는 문 의원까지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민주당 내 친문 계열은 국회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됐다. 특히 국회의장은 국회 의사일정을 정하고 본회의를 진행하는 권한과 임무가 주어질 뿐만 아니라 각종 안건을 직권상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런 점에서 2년 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단 관례적으로 문 의원은 그대로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거쳐 선출되는데 보통 원내 1당에서 선출된 후보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을 띤다. 민주당은 정세균 의장 임기가 29일 종료되는 만큼, 국회법에 따라 5일 전인 24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까스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여야는 아직 후반기 국회의장단 배분을 포함한 원 구성 협상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야당이 오는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이후 후반기 원구성 협상과 국회의장 선출을 하자고 할 경우 선출은 더 미뤄질 수 있다.
또 국회 관례를 따르지 않고 야당이 후보를 낼 경우 본회의에서 문 의원과 야당 후보가 경쟁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때 12곳에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통해 제1당이 된 후 의장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민주평화당은 문 의원이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것에 대해 "제발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시라"라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급하게 마시면 국물이 튀는 법이다. 만신창이 국회, 졸속 추경을 방치한 채 하반기 국회의장 후보자부터 뽑는 민주당의 태도는 오만하다"며 "국회의장은 민주당의 몫이 아니라, 모든 정당이 합의해 선출하는 것이다. 여당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의장을 맡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