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限韓令 해제] 유통업계 기상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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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限韓令 해제] 유통업계 기상도 ‘맑음’
  • 김아라 기자
  • 승인 2018.05.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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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편의점 등 매출 증가
분유·마스크팩 등 수출 급증
선양 롯데월드 공사 재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통역 지원 서비스를 받으며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조짐이 확대되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의 경기전망은 맑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 베이징, 산둥에 이어 지난 7일 충칭에서 2개 도시에 대해 한국 단체 관광을 잇따라 허용하는 등 한한령 해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평소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몰리는 백화점·편의점 등 유통업계는 이른 시일 내 중국 관광이 정상화될 경우 유커(중국 단체관광객)도 들어서며 국내 소비와 경제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중국 노동절 연휴 프로모션 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5%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매출 신장률(41.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싼커(중국 개별관광객)가 많이 찾는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 신장률이 174.1%에 달했다. 구매력이 큰 싼커들이 많이 찾으면서 객단가도 높아지고 있다. 노동절 기간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중국인 고객 수는 지난해보다 48.4% 늘어난 데 비해 객단가는 72만원으로 전년 대비 81.7% 증가했다. 이 기간 구매 단가가 큰 해외패션(142.3%), 럭셔리시계(92.7%) 등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싼커 중에서도 구매력이 큰 중국인 고객이 많다”며 “무역센터점 주변의 코엑스, SM타운, 특급호텔 등 뛰어난 인프라도 개별관광객이 몰리는 주요한 요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중국인의 신용카드 결제비율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은련카드·알리페이 결제 건수의 전년 대비 신장률은 지난 1월 16.0%, 2월 32.9%로 조금씩 증가세를 보이다 본격적인 사드 해빙 조짐이 나타난 3월엔 247.0%까지 급증했다. 지난 3월 말 양제츠 정치국위원의 방한과 함께 중국 정부가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이후 4월에는 결제건수가 무려 516.1%나 큰 폭으로 뛰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 역시 노동절 연휴기간의 은련카드 매출이 전년대비 57% 증가했다. 단체 중국인 중심 상권인 명동 지역 매출은 33% 증가했으며 특히 개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홍대, 동대문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34%, 241% 증가했다.

식품업계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제과회사 오리온의 경우, 중국 법인이 사드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사업 구조개선 및 비용 효율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3%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49억원 적자에서 489억원으로 흑자 전환되면서 대폭 상승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분유 수출 역시 크게 늘어났다.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대중 분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6% 늘었다. 롯데파스퇴르의 올해 3월 대중 분유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6%나 증가했다.

한국 반려동물 제품을 찾는 중국인들도 많아졌다. 중국 직구 규모는 지난해 2000억 위안(한화 33조8000억원)에서 올해 5000억 위안(한화 84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마스크팩 수출 규모 또한 월 1000억원을 돌파해 증시에서 마스크팩 관련주가 질주하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마스크팩 수요가 폭발하며 생산업체들은 정규 시간을 넘어 야간, 주말까지 설비를 풀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중국 선양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롯데 제공.

한중관계 계선으로 가장 기쁜 곳은 ‘롯데그룹’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선양 프로젝트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리커창 중국 총리를 만나 선양 프로젝트 재개를 재차 당부했기 때문이다.

2008년 첫 삽을 뜬 중국 선양 프로젝트는 롯데그룹이 3조원을 투자해 중국 선양에 연 면적 145만㎡ 규모로 주거·쇼핑·관광단지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2014년 1단계로 롯데백화점 건설을 완료했지만 호텔·테마파크 등의 2단계 건설은 2016년 말 중단된 상태다. 중국 당국이 2016년 11월 선양 롯데월드 공사절차상의 미비점을 이유로 공사 중단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이어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 전 사업장을 상대로 소방·위생점검 등을 실시해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롯데그룹은 최근 선양 프로젝트 공사 재개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텔롯데는 오는 6월 내 호텔롯데 홀딩스 HK와 롯데 프로퍼티에 각각 214억원, 145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홀딩스 HK와 롯데 프로퍼티는 선양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해외계열사다. 호텔롯데는 출자 목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선양 프로젝트의 원활한 사업 준비를 위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경제 보복 조치의 상징이었던 중국 롯데마트도 매각에 급물살이 타고 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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