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북한이 16일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한 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까지 '북미정상회담 재고'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자 청와대와 정부는 일단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백악관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의 진의 파악에 나섰다. 북미정상회담 준비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미는 일단 북한이 문제 삼은 '맥스 선더' 한미훈련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일단 정확한 뜻과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상황이 발생한 다음 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 등 관련 부처와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대응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이 고위급 회담 연기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들었지만 김 부상의 성명에 따라 다른 뜻이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한편 통일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측이 연례적인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이유로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판문점 선언의 근본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북측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남북고위급 회담 연기 발표가 전해지자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국무부 등 유관부처 관계자들을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동시에 "우리의 동맹국들과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재고 발표까지 이어지자 당황하는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CNN은 "백악관이 허를 찔렸다"고 했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긴급회동을 갖고,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이유로 든 '맥스 선더' 훈련에 대해 논의했다. 국방부는 그 결과에 대해 "맥스선더 훈련은 계획된 대로 진행할 것이며, 한미 간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